[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크리스털 팰리스(이하 팰리스)가 120년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기쁨을 맛봤다.



팰리스는 1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FA컵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를 1-0으로 눌렀다. 전반 16분 에버레치 레제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극적인 승리를 일궈냈다.
1905년 창단한 팰리스는 이로써 처음으로 FA컵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과거 2부리그와 3부리그 등에서 우승한 적은 있지만 리그, FA컵, 리그컵 등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팰리스는 앞서 1989~90시즌과 2015~16시즌 FA컵 결승까지 오른 적이 있지만 두 번 모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올 시즌 EPL 12위에 머물러있는 팰리스는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진출권도 따냈다. 팰리스가 유럽 클럽 대항전에 나서는 것은 지금은 사라진 UEFA 인터토토컵(1998~99시즌) 이후 처음이다.
반면 맨시티는 지난 시즌 FA컵에서 맨유에 1-2로 패한 데 이어 이번 시즌에는 복병 팰리스에 덜미를 잡히면서 두 시즌 연속 FA컵 준우승의 쓴맛을 봤다.
2022~23시즌 트레블(EPL, FA컵, 챔피언스리그)을 달성하고 지난 2023~24시즌 EPL 4연패를 이뤘던 맨시티는 이번 시즌 주요 대회에서 단 하나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경기는 맨시티의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반면 팰리스는 후방에서 공을 잡으면 최전방 공격수 장 필립 마테타에게 한 번에 넘겨주는 역습에 의존했다.
승부를 가른 것은 팰리스 골키퍼 딘 헨더슨의 선방이었다. 맨시티는 전반 6분 케빈 더브라위너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엘링 홀란이 다이빙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헨더슨이 이를 막아냈다. 전반 14분에도 맨시티의 코너킥 기회에서 마누엘 아칸지가 결정적인 헤더를 꽂았지만 헨더슨의 슈퍼세이브가 빛났다.
헨더슨의 수훈으로 간신히 무실점을 이어간 팰리스는 마침내 전반 16분 값진 결승골을 만들냈다.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에서 다니엘 무뇨스가 연결한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정면으로 쇄도하던 에제가 오른발로 정확히 맞춰 골망을 흔들었다.
맨시티도 동점을 만들 결정적 기회가 있었다. 전반 33분 베르나르두 실바가 페널티지역 오른쪽 구석에서 팰리스 수비수 타이릭 미첼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하지만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오마르 마르무시의 슈팅은 또다시 헨더슨의 선방에 막혔다. 맨시티는 동점골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팰리스는 후반 12분 무뇨스가 추가골을 터뜨리는 듯 했다. 하지만 비디오판독 결과 무뇨스의 슈팅에 맞은 이스마일라 사르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골이 취소됐다.
맨시티는 남은 시간 총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팰리스 골키퍼 헨더슨의 슈퍼세이브가 계속 이어졌다. 결국 크리스털 팰리스는 1골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팰리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심지어 과거 팰리스 출신 레전드들도 관중석에서 눈물을 훔쳤다.
이날 팰리스는 슈팅 숫자 7대 23, 유효슈팅 2대6, 볼점유율 22%대78%에 이를 정도로 수세에 몰렸지만 역습 한 방과 골키퍼 헨더슨의 수훈으로 승리를 일궈냈다. 헨더슨은 이날 결정적인 슈퍼세이브를 여러차례 해내면서 승리 일등공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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