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제21대 대통령 취임 이튿날인 5일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 이재명 대통령 가슴에 찢긴 태극기 배지가 달려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왼쪽 가슴에 모서리가 잘려 보이는 듯한 태극기 배지를 착용했다. 이는 ‘진관사 태극기’를 형상화한 것으로 우원식 국회의장이 선물한 것이다.
우 의장은 전날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 기념 오찬에서 “지금이야말로 나라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한 때”라며 이 대통령의 옷깃에 직접 진관사 태극기 배지를 달아줬다.
진관사 태극기는 2009년 5월 26일 서울시 은평구 진관사의 칠성각을 해체·복원하는 과정에서 불단 안쪽 벽체에서 발견됐다.
승려가 숨긴 것으로 추정되는 이 태극기는 발견 당시 ‘조선독립신문’, ‘독립신문’ 등을 보자기처럼 감싸고 있었다. 태극기의 문양도 다른 것과 다르다. 일장기 위에 태극과 4괘의 형상을 먹으로 덧칠해 항일 의지를 극대화했다. 2021년 국가 보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일장기 위에 태극기를 그린 유일하고 가장 오래된 사례여서 독립운동사에서 차지하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설명한다.
왼쪽 위 모서리는 불에 타 손상됐고, 여러 곳에 구멍이 뚫린 흔적이 있다. 이 때문에 이를 본떠 만든 배지 역시 모서리가 찌그러진 것처럼 보인다.
국가유산청은 이 같은 특징들로 볼 때 진관사 태극기가 “3·1 만세운동 당시 혹은 그 이후 현장에서 사용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
이번 배지 착용은 단순한 상징을 넘어, 새 정부가 역사 인식과 국가 정체성 강화에 방점을 두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우 의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취임 기념 원내 정당 대표 오찬 후, 지금이야말로 나라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한 때라는 의미에서 3·1운동 때 사용했던 진관사 보관 태극기 배지를 달아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통령이 “‘정말 의미 있는 태극기네요!’라며 반겼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4일에 이어 이날도 진관사 배지를 착용했다.
한편 우 의장은 제106주년 3·1절을 앞둔 지난 2월 28일 진관사 태극기를 국회 벽면에 걸고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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