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3·토트넘 홋스퍼)씨가 과거 교제했던 20대 여성으로부터 ‘임신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협박을 당해 3억 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5일 공갈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씨와 공갈미수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태아 초음파 사진을 보내며 ‘임신한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손 씨를 협박해 3억여 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올해 3월 손 씨 측에 7000만 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와 연인 사이던 B씨는 “내 여자친구가 손흥민 아이를 임신했었다”고 주장하며 언론 및 유튜브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씨 측은 A씨의 허위사실 유포가 선수와 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공갈 협박에 응할 수밖에 없었지만, 약 3개월간 협박이 이어지자 “더 이상 허위사실에 고통받지 말고 강력 대응하자”며 지난 7일 강남경찰서에 A씨와 B씨를 고소했다고 설명했다.
손 씨 측은 A씨의 초음파 사진 등은 조작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 14일 A씨와 B씨를 체포하고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한 경찰은 초음파 사진의 진위 등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손 씨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주장인 만큼 더 가디언, 메트로 등 현지 언론도 해당 사건을 보도하며 주목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손 씨 “손흥민 선수는 명백한 피해자”라며 “명백한 허위 사실로 공갈 협박을 해 온 일당이 처벌될 수 있도록 선처 없이 강력 대응하겠다”는 손 씨 소속사 손앤풋볼리미티드 입장문을 전했다.
손수호 변호사는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유명인들에게 이런(사생활 폭로 협박) 범행을 벌이기에 점점 더 좋은 환경이 됐다”며 “인터넷으로 루머가 확산되면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지는 건 물론이고 전 세계에 다 퍼진다. 그리고 한번 퍼진 이야기는 되돌릴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손 변호사는 “신고하고 대처하는 게 이익인 경우가 많다”고 조언했다.
그는 “조용히 합의하려고 하면 더 큰 약점을 잡힐 수 있다. ‘이렇게 협박하면 돈 받을 수 있네’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나중엔 입 막으려고 돈 줬다는 사실까지도 추가적인 협박 소재가 될 수 있다”며 “허위 사실로 협박받았다면 바로 신고하는 게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의금을 주고 합의하더라도 합의를 위반하지 못하도록 합의서 문구 등을 잘 작성을 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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