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초등학교 아이들도 ‘알 건 다 안다’고 하는데 성교육으로 안전하게 알려주는 게 낫지 않을까요?”
남윤정 씽투창작소 대표의 말이다. 그는 여가족부가 지원하는 어린이 성평등교육문화사업인 ‘나다움 어린이책’ 7종 선정에 참여했다. 그러나 선정된 책은 도서관에 배포됐다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최근 전량 회수가 결정됐다.
대표적으로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라는 책은 노골적 성관계 표현, 동성애 조장 등의 지적을 받았다. 이는 덴마크에서 출간돼 몇몇 나라에서 지금도 유아 성교육 교재로 활용되는 책이다. 약 50년 전인 1971년 출간 당시 덴마크에서도 한 차례 논란과 논의를 거쳐 아이들이 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1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남 대표는 아이들이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이 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수입 책이 아닌 한국 도서로 선정하고 싶었지만 어린 연령대를 대상으로 사실적으로 가르치는 성교육 책이 국내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책 내용에 대해 그는 “아이의 ‘난 어디서 어떻게 태어났어요’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엄마, 아빠를 주인공으로 해서 ‘엄마, 아빠가 만나서 사랑을 하고 너는 이렇게 너는 이렇게 태어났단다’라는 걸 아주 해부학적이고 사실적으로 그렸다”면서 “읽어보면 굉장히 유머러스하게 스토리텔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책이 한국 어린이책과 다르기 때문에 낯설어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일각의 비판을 수용했다. 성관계를 설명하며 ‘재미있다’로 표현한 것 등 논란이 된 부분은 “엄마, 아빠의 이야기라는 맥락이 있는데 어떤 장면만 집어서 문제시하니 부정적으로 된 것”이라면서도 “출판인 입장에서 번역에서 좀 더 고민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덴마크에서 펀(Fun)과 우리의 ‘재미있다’는 표현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왜 어릴 때 구체적으로 성교육을 시켜야만 하냐’는 시선에 대해 남 대표는 “그걸 왜 구체적으로 알면 안 되는가 하고 저는 반문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아이들이 가진 몸에 대한 궁금증과 아이의 탄생과정 등을 숨기려고 하는 것은 어른들의 고정관념이며 성에 대한 엄숙주의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윤 대표는 “왜냐하면 아이들은 다 안다. 초등학교 2~3년을 데리고 (교육) 해봤는데 ‘어렴풋이 알았는데 확실하게 보니까 더 좋다’고 답한다. 이게 현실이라면 어렴풋이 잘못된 정보를 습득을 해서 오해하게 하고 문제가 나빠지게 하는 것보다 이른 나이에 사실은 더 안전하게 학교에서 혹은 부모가 좋은 교재를 통해서 교육을 한다면 이런 논란은 있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 대표는 “실제로 유네스코에서 성교육 가이드 등을 보면 이미 5세부터 아이들이 몸에 대해서 가르치라고 하고 우리 몸의 구조나 성관계, 실제 해부학적인 사실을 가르치라고 나와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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