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5% 한미 상호관세 타결과 관련 “자화자찬을 하고 있다”며 비판적 어조를 펼친 가운데 한 여배우를 언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여당 대표 시절인 2011년 10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추진할 때는 광우병 괴담을 만들어 온 국민을 선동해서 반대하면서 나를 매국노라고 하더니, 그때 관세 제로 정책인 한미 FTA는 반대했으면서 지금 관세 15% 협상은 자화자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월령 30개월 넘는 소고기는 먹지 않나. ‘미국산 소고기 먹느니 청산가리 먹겠다’던 개념 연예인은 어디 갔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난리를 쳤는데,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가장 많은 나라가 한국이라고 한다”며 “온 세계가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전했다.
홍 전 시장이 언급한 ‘개념 연예인’은 배우 김규리(개명 전 김민선)로 추정된다. 그는 광우병 논란이 일던 2008년 5월에 자신의 미니홈피에 “변형된 프리온 단백질은 700도로 가열해도 남고 사용된 칼이나 도마 절삭기를 통해서도 감염이 되며 한번 사용된 기구는 버리고 또 소각해도 살아남는다. 스치거나 100만분의 1만 유입이 돼도 바로 치명타인 광우병 보균자는 타액으로도 전염이 되고 음식은 아무리 가공할지라도 우리는 별수 없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면서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로 수입하다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오히려 낫겠다”며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
한편 정부 관세 협상단은 1일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대미투자펀드 3500억 달러(약 488조 2500억 원) 조성과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1000억 달러(약 139조 5000억 원) 구매를 약속하는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반도체·의약품 등의 품목별 관세에도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으며, 우려를 더했던 쌀·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날 미국과의 관세협상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미국과의 관세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됐다. 역시 이재명 정부다.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는 옳았다”고 했고, 정청래 대표 후보는 “어려운 조건속에서도 일본, 유럽연합(EU)과 비교해봐도 선방을 했고, 상대적으로 최혜국대우를 받았다고 평가받을 만하다”고 밝혔다. 박찬대 대표 후보도 “이재명 정부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우리 기업들이 공정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추켜세웠다.
국민의힘은 “쌀·소고기 개방 막은 것 다행이지만 다른 농산물 추가개방 여부엔 설명이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미 관세협상 타결 그 자체는 다행이지만, 정부가 자축할 상황은 결코 아니다”라면서 “그동안 FTA(자유무역협정)로 무관세이던 한국이 일본과 EU(유럽연합)처럼 15%를 내게 됐다. 실익 없이 도매금 취급을 받은 협상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야당 간사인 정희용 의원은 “일각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농산물 개방 문제가 추가적으로 다루어질 가능성도 제기한다”며 “정부는 농민, 농민단체와 사전에 충분히 소통하고 알권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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