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난해 화제의 연극 ‘그을린 사랑’이 오는 9월 23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관객과 다시 만난다.
‘그을린 사랑’은 레바논 태생의 캐나다 작가 겸 연출가 와즈니 무아와드의 희곡 ‘화염’(Incendies)을 원작으로 하는 연극이다. 2010년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로 제작돼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라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연극은 2003년 프랑스어로 초연한 뒤 유럽을 비롯해 캐나다, 미국, 호주 등에서 무대에 올랐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김동현 연출이 무대화해 명동예술극장에서 초연했다. 이번 공연은 최근 ‘녹천에는 똥이 많다’ ‘궁극의 맛’ ‘와이프’로 주목받은 신유청 연출이 연출을 맡는다.
작품은 오랜 침묵 속에 자신을 가두고 있던 어머니가 죽으면서 남긴 유언에 따라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와 존재조차 몰랐던 형제를 찾아 떠나는 쌍둥이 남매의 이야기를 그린다. 서서히 드러나는 충격적인 진실 속에서 고통과 마주하며 어머니를 이해하기까지의 과정이 무대에 펼쳐진다. 전쟁, 난민, 억압, 폭력 등 한 여인의 힘겨운 삶 속에 묻혀있던 참담한 사건과 그 결과로 빚어진 가혹한 운명을 버텨내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선과 악, 사랑과 증오, 고통과 화해, 인간의 의지와 저항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주고 생각하게 만든다.
신유청 연출은 세련된 미장센과 감각적인 연출로 무대 위 공간적 여백을 밀도 있게 채운다. 시적인 언어와 압도적인 서사 구조로 빛나는 원작을 더욱 깊이 있게 살려내는 배우들의 절제된 연기가 3시간 30분에 달하는 긴 공연시간을 매 순간 몰입하게 만든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배우 남명렬, 이주영, 이원석, 이진경, 하준호, 백석광이 출연한다.
‘그을린 사랑’은 올해 열린 제7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 최우수작에 선정됐으며 2020년 백상예술대상 백상연극상을 수상했다. 티켓 가격 4만5000~6만5000 원. LG아트센터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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