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밭에 묻힌 신사임당..'김제 돈다발' 사건[그해 오늘]
입력시간 | 2023.04.10 00:03 | 전재욱 imfew@
2011년 4월10일, 전북 김제시 금구면 선암리 축령마을의 한 마늘밭에 묻혀있던 오만원권 지폐(사진=연합뉴스)
밭 주인은 이모씨는 전주에 살던 외지인이었다. 이씨는 처남 둘의 부탁을 듣고서 오십대에 이르러 늦깎이 농부가 됐다. 처남 둘은 함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했다. 여기서 벌어들인 범죄 수익이 넘쳐나자 주체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자 매형인 이씨에게 돈을 건네주면서 보관해달라고 했다. 애초 이씨 부부는 이 돈을 집안에 뒀다. 그런데 집안에 현금은 자꾸 쌓여 약 110억여원에 이르렀다. 집안에 보관하는 것도 여의찮게 됐다. 처남이 매형에게 부탁했다. “돈을 땅에 묻어라.”2011년 4월10일, 전북 김제시 금구면 선암리 축령마을의 한 마늘밭에 묻혀있던 오만원권 지폐 뭉치.(사진=연합뉴스)
이씨는 욕심이 과해서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 처남에게서 돈을 보관해주고 받기로 한 대가보다 많은 돈을 써버린 것이다. 이씨는 마치 다른 사람이 돈을 훔쳐간 것으로 덤터기를 씌우기로 꾀를 내고, 굴착기 기사를 불러 밭에서 나무를 캐내어 옮겨달라고 했다. 그러고는 대뜸 작업하던 기사에게 “내가 밭에 17억원을 묻어뒀는데 7억원이 사라졌다”고 했다. 기사가 7억원을 훔쳐갔다는 투였다. 억울한 기사가 경찰을 불렀다.© 이데일리 & 이데일리TV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