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경북의 한 중학교에서 양궁부 선배 학생이 후배를 활로 쏴 다치는 사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0시께 모 중학교 양궁부 훈련장에서 주장 선수인 3학년 A군이 쏜 연습용 화살이 1학년 후배 B군의 등 부위를 스치며 상처를 냈다.
A군은 3∼4m 거리에서 다소 느슨하게 활시위를 당겼으며, 화살은 B군 훈련복을 뚫고 등을 스친 뒤 땅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로 B군은 1주일 넘게 병원 치료를 받았고 아직도 심한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피해학생 어머니는 KBS를 통해 “솔직히 그냥 무섭다는 말 밖엔 안해요. 잠도 잘 못자고요. 잠깐 잠들었다가도 깜짝깜짝 놀라고….”라고 밝혔다.
피해 학생 측은 같은 초등학교를 나온 A군이 수년 전부터 머리를 때리고 따돌리는 등 괴롭혀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이 사건을 덮는 데 급급했다.
피해 학생 부모에게 “올림픽으로 양궁이 축제 분위기인데 이번 사건으로 가라앉을 수 있다”며 합의서와 합의금을 제시하며 회유한 정황도 드러났다.
또 피해학생이 동의했다는 이유로 사건 직후 이틀 동안 가해학생과 같이 훈련을 받게 하는 등 피해자 보호에도 소극적이었다.
경찰은 최근 B군을 상대로 피해자 조사를 했으며 화살을 쏜 A군을 조만간 불러 사건 발생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또 사건 발생 당시 양궁부 코치진이 현장에 있었는지 여부와 함께 학교폭력 연관성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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