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레 왜 삼전닉스만 허용했나?…이억원 "시장 교란 줄이려"

입력시간 | 2026.10.08 20:41 | 김윤정 기자 | yoon95@edaily.co.kr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단종레(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의 기초자산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으로 한정한 데 대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상품 도입을 서두르지 않고 시장 교란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시가총액·거래량 등을 고려해 우량주 중심으로 기초자산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취지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위원장은 8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두 종목에 한정한 단종레 도입이 반도체 쏠림을 심화시킨 것 아니냐는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오후 국감에서는 단종레 도입 경위와 환율 안정 효과를 비롯해 액티브 ETF 규제 개선, 국민성장펀드의 코스닥 투자 방안 등을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왜 삼전닉스만 허용했나…“리스크 줄이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단종레 출시 기초 자산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으로 한정한 것이 오히려 반도체 쏠림을 심화시킨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투자협회를 통한 업계 수요조사에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을 대상으로 상품을 출시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이 가장 많았다며 두 종목만 허용한 배경을 물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출시 종목을 확대할 경우 시장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너무 많이 (종목 수를) 벌려 놓으면 거래 규모나 시총이 작아 오히려 (시장) 교란 요인이 돼서 본주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그러나 조 의원은 “오히려 이것을 (두 종목 이상으로) 분산시켰어야 했다”며 “국내 증권시장의 규모와 쏠림 현상을 너무 잘 아는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만을 선택함으로써 정책을 실패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상품 도입을) 급하게 하지 않으려고 우량주 중심으로 한다는 게 기본적인 메커니즘”이라며 “시행세칙에서는 시총·거래량·파생상품 거래량이 다 맞춰져야 결국 거래의 안정성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조건 (종목을) 늘린다고 거래 안정성이 나오는 게 아니라 실제로 시장에서 그런 것들(시총·거래량·파생상품 거래량)이 다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상품 도입 과정에서 위험성을 고려해 레버리지 배율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품 출시 전) 3배 레버리지를 해야 된다는 제기사항도 있는데 저희들이 (수용)하지는 않았다”며 “위험성·투자자 보호장치를 어디까지 할 것이냐는 측면에서 밸런스를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단종레 환율 안정 효과 공방…野 “효과 없어” 與 “1500원대서 꺾여”

단종레 도입 명분 중 하나로 제시된 해외 투자자금의 국내 유입이 실제 환율 안정으로 이어졌는지를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단종레 도입 이유는 두 가지로 압축되는 것 같다”며 해외에서도 거래되는 상품인 만큼 국내 금융상품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점과 환율 안정 필요성을 거론했다.

신 의원은 “연구기관들로부터 실제 환율의 효과가 전혀 없었다는 결론이 나온 것은 알고 계시느냐”고 물었다. 이어 “얼마나 되는 돈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 주식시장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환율 방어 효과가 있는지 구체적인 대안도 없이 그냥 주먹구구로 홍콩에 상품이 나와 있으니까 우리도 한번 해보자고 (도입)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단종레 출시와 환율 하락 시점이 일부 겹친다는 점을 들어 효과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단종레 도입과 환율이 1500원 중반대에서 꺾이기 시작한 시기가 공교롭게 약간 겹친다”며 “환율 안정 효과가 있었다라고 얘기하는 것도 무리가 있지만 없었다고 얘기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짚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단종레 도입 경위 공방…野 “누구 지시?” 與 “전 정권도 검토”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단종레 도입이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됐는지 따져 물었다. 지난 1월 6일 금융당국과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사전 실무회의가 같은 달 13일 대통령실 회의를 준비하기 위한 자리였는지, 대통령실 회의는 누가 주재했는지 등을 집중 질의했다.

이 위원장은 1월 6일 회의에 대해 “업계로부터 자본시장 매력도 제고, 청년들의 투자 제고 방안 등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소집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1월 13일 회의는 대통령실에서 열렸으며 김용범 당시 정책실장이 주재하고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서 의원이 당시 금융위에서 단종레 도입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는지 묻자 이 위원장은 “뭘 찬성, 반대하느냐가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들었던 자리”라며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방안들이 뭔지 아이디어를 구하는 그런 회의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서 의원은 금융위가 1월 28일 상품 도입 방침을 발표할 당시 언급한 ‘이런 말씀들이 있어서 추진한다’는 표현이 대통령실의 지시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해외에는 되고 국내에서는 막는 규제 비대칭, 이 부분을 해줘야 된다는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라고 답했다. 또 ‘이런 말씀’을 했다는 주체에 대해서는 “시장, 언론, 전문가”라고 대답했다.

단종레 도입이 대통령실 회의를 계기로 갑작스럽게 추진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선을 그었다. 서 의원이 1월 13일 이전 금융위 내부에서 단종레를 검토한 문서가 있는지 묻자 이 위원장은 “단종레는 어느 특정 시점에 갑자기 생긴 게 아니라 2025년부터 계속 나왔던 얘기”라고 말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거 정부에서도 관련 상품 도입이 검토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 재직 시절에도 도입 여부를 검토했다는 최근 언론 보도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단종레가) 갑자기 지방선거를 위해 만들어낸 상품으로 오해할 수도 있는데 미국에도 있고 똑같은 상품은 홍콩에서도 출시돼 있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1월 13일 대통령실 회의가 단종레 도입만을 위한 자리였는지 묻자 이 위원장은 “당시 자본시장 해외로 나가는 투자 수요를 어떻게 국내로 돌릴지, 자본시장의 매력도를 어떻게 높일지 그런 아이디어를 구하는 회의로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당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등 다른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는 설명이다. 이어 RIA는 논의 이후 3월 23일에 출시돼 신속하게 도입이 됐다고 부연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익률 높아도 상폐되는 액티브 ETF…“상관계수 규제 개선해야” 지적도

액티브 ETF의 상관계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비교지수와의 상관계수가 3개월 연속 0.7 미만을 기록하면 수익률과 관계없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이에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기 위해 운용사의 재량을 확대했다가 상관계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일부 상품이 시장에서 퇴출되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8월 액티브 ETF 5개 종목이 비교지수와의 상관계수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상장폐지됐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4개 상품은 비교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한 의원은 “펀드매니저가 운용을 잘해 비교지수를 훨씬 뛰어넘은 초과수익을 냈는데 이 초과수익을 낸 ETF가 도리어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다”며 “운용을 잘해 쫓겨난 것인데 상식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최근 5년간 액티브 ETF의 상관계수 미달 공시가 864건에 달했고 이 가운데 582건(67.4%)이 올해 1~8월에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가 지난 1월 상관계수 기준이 없는 액티브 ETF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관련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에 이 위원장은 “이것도 대표적인 해외에서는 되고 국내에서는 안 되는 상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상품 다양화 측면에서는 해야 되는데 이것도 법 개정 사항”이라며 관련 논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책자금으로 코스닥 지수 부양?…국민성장펀드 투자 신중해야” 지적도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코스닥 투자 확대 방안을 놓고 정부가 지수 상승을 목표로 정책자금을 투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위가 코스닥 수급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국민성장펀드 내 코스닥 투자펀드를 활용하겠다고 밝힌 점을 거론했다. 송 의원은 “코스닥을 3000으로 올리겠다며 국민성장펀드에서 돈을 집어넣으면 국민성장펀드에서도 큰 손실이 날 수 있다”며 정책자금 운용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책을 할 때는 부작용이나 반작용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코스닥지수라든지 코스피지수가 정책 목표가 될 수는 없지 않느냐. 산업을 발전시키고 경제가 잘되면 주식시장이 잘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국가가 가는 게 아니라(돈을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간접투자펀드로 들어가면 민간이 매칭해서 (운용)하는 것”이라며 “코스닥 자체보다도 코스닥에 있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규모에 대해서도 “7조5000억원인데 그중 코스닥펀드 같은 경우는 1500억원”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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