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일주일 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적정 주가를 각각 7만원과 20만원으로 제시한 이주완 인더스트리 애널리스트의 발언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이 애널리스트는 “두 기업이 여전히 고평가돼 있다”고 밝혔다.

16일 YTN라디오 ‘조태현의 생생경제’에 출연한 이 애널리스트는 진행자에게 “삼전 7만원, 하이닉스 20만원 전망하신 영상이 성지순례가 됐다”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이 애널리스트는 “저도 참 의아한 게, ‘7만전자’ ‘20만닉스’는 1년 전부터 얘기했던 거다. 그때는 조용했다”며 “아직도 과평가 구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역대적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배 조금 밑이나 1배 위에 있다. 당연히 고평가”라며 향후 실적 개선을 반영하더라도 판단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PER(주가수익비율)이 낮아진다는 것이지 PBR은 여전히 높은 상태일 것”이라며 자신이 제시한 주가 수준까지 내려가야 PBR이 1배 정도가 된다고 설명했다.
16일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PBR은 2.52배, SK하이닉스의 PBR은 3.43배다.
이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을 두고 “상당하다”고 추켜세웠다. 다만 이 애널리스트는 “주가는 기업의 미래 가치를 반영하는 거다. 그거(실적)는 현재 가치”라면서 “시장에서는 1년 뒤에도 (실적이) 107조원이냐에 대한 퀘스천이 있는 거다. 저는 절대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이 애널리스트는 “사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작년 2분기부터 급격하게 증가했을 텐데, 정확하게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게 작년 4월부터”라며 “그때가 바로 7만전자, 20만닉스일 때였다. 그 이후에 생산량 증가나 출하량, 판매량 증가가 지금 주가가 10배, 20배 올라가는 동안 있었느냐를 따져보면 전혀 없다”고 했다.
결국 이 애널리스트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은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제품 가격이 10배가량 급등한 데 따른 결과라고 보았다. 10배 이상의 물건 판매량 증가로 영업이익을 올린 엔비디아와는 다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물량이 늘어난 건 하나도 없고 가격만 오른 건데, 가격이라는 건 영원히 올라갈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급등 사태를 유가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가격은 공급이 정상화되면 무조건 제자리로 돌아가는데, 메모리 가격이 작년 4월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때 대부분의 메모리 기업이 적자였다”면서 “그럼 다시 적자가 될 텐데, 그때 주가 밸류에이션이 지금의 주가가 싸다고 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면 아무도 그렇다고 얘기를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1년 후, 2년 후에 분명히 현재 실적이 아니라 적자를 걱정해야 될 수준으로 축소될 텐데, 그러면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기 전의 주가로 가는 게 밸류에이션이 맞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스피 전망도 비관적이었다. 이 애널리스트는 “5000~5500 정도 근방에서 다시 박스권이 형성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러다 다시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다시 하락을 한동안 하고, 이런 패턴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애널리스트는 지난 8일 방송된 SBS Biz ‘머니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적정 주가를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각각 7만원과 20만원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이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오른 건 완전히 가격 거품에 의해서 올라간 것”이라며 “모래성처럼, 신기루처럼 없어질 실적이라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자 진행자들은 “네?”라며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였다. 한동안 침묵이 흐르다가 진행자는 “굳이 험로를 가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 애널리스트는 “지난 10년 동안 제 예측이 안 맞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올해 상반기 두 회사의 주가 상승 역시 거품”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지난 15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전일 대비 9.48% 하락한 21만원에, 11.06% 떨어진 126만200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이 애널리스트의 발언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2.62% 급등한 21만5500원에 장을 마쳤으며 SK하이닉스는 전장보다 0.79% 올라 127만200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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