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미 정치권의 시선이 벌써 2028년 대통령 선거로 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3선이 헌법상 금지된 만큼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새로운 대선 후보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차기 대선 출마를 고려하는 정치인들이 앞으로 몇 주 동안 주요 후원자들의 의중을 파악하고 당내 경선이 열리는 주들을 방문하는 등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에도 중간선거 직후 대선 경쟁이 시작된 사례가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2년 11월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07년 2월 2008년 대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는 양당의 차기 대선 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주자들에게는 선거 참패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둘 것인지, 아니면 그의 지지를 얻어 당내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이번 중간선거의 압승을 2028년 대선 승리로 연결할 새로운 인물을 찾고 있다.
◇ 공화당, 밴스부터 트럼프 주니어까지 공화당에서는 JD 밴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된다. 밴스 부통령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내 포퓰리즘·비개입주의 계파 출신으로, 젊은 보수층과 주요 기술기업 투자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현직 부통령이라는 입지를 바탕으로 대중적 인지도와 정치자금 모금 능력에서도 경쟁자들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전쟁과 인플레이션 억제 실패에 따른 부정적 평가가 부담이다. 이를 의식한 듯 밴스 부통령은 중간선거 다음 날 공화당의 패배 원인을 이란 전쟁에 직접 돌렸다. 그는 엑스(X)를 통해 “그 전쟁이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앞으로 6년 동안 상원을 잃을 만큼 가치 있는 일이었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라”고 말했다.
현직 부통령이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어렵다는 역사적 전례도 걸림돌이다. 지난 190년 동안 현직 부통령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사례는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한 명뿐이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밴스 부통령의 가장 유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으로 마가 핵심 지지층의 호감을 얻으면서도 전통적인 공화당 가치관에 더 가까운 인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보수층과 공화당 주류 후원자들에게도 호소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2016년 공화당 대선 경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경쟁자였던 루비오를 ‘꼬마 마코(Little Marco)’라고 조롱했다. 그러나 집권 2기 들어서는 그를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에 기용하며 주요 외교정책 결정에 깊이 관여하도록 하는 등 신뢰를 보내고 있다.

그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장님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공화당의 전통적인 보수주의를 원하는 이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는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 상원의원 등이 있다.
◇ 트럼프와 설전 뉴섬부터 ‘저격수’ 오소프까지 민주당에서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주요 대선주자로 거론된다. 뉴섬 주지사는 지난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고 주요 정책을 공격하며 민주당의 대표적인 대항마로 자리매김했다. 지난주에는 전국을 휩쓸 ‘블루 쓰나미(민주당 압승)’를 예고하기도 했다.
서부 해안 지역의 진보 엘리트라는 이미지는 그의 약점으로 지적된다. FT는 2024년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던 이러한 이미지 때문에 민주당이 보다 폭넓은 유권자층에 호소할 수 있는 후보를 찾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존 오소프 조지아주 상원의원도 차세대 대선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경합주인 조지아에서 여유 있게 재선에 성공하며 정치적 경쟁력을 입증했다.
오소프 의원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연설로 주목받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 개인 재산을 불린 문제와 인플레이션 억제 실패, 이란 전쟁에서의 실책 등을 집중적으로 비판하며 ‘트럼프 저격수’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보좌관인 나탈리 하프를 겨냥한 발언도 화제가 됐다.

오소프 의원은 대선 출마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베팅업체들은 그를 2028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쟁에서 유력한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해리스 전 부통령도 재도전 가능성이 거론된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했지만 여전히 민주당 내부에서 상당한 지지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던 경제·외교정책과 바이든 행정부의 국정 운영 성과를 방어해야 하는 부담은 여전하다.
이 밖에도 민주당의 대표적인 진보 성향 정치인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뉴욕주 하원의원과 중도 성향의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등이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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