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100m 달리기와 마라톤, 격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깜짝 등장하며 충격을 준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단순히 전시나 공연에서 벗어나 실제로 돈을 벌 수 있는 상업화 단계 진입을 모색하는 것이다.

6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 펑파이 등에 따르면 중국 로봇기업 유니트리 창업자인 왕싱싱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열린 홍차오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해 “휴머노이드 로봇의 안정성이 크게 향상되면서 격투 시연이 작년보다 덜 재미있어졌다”고 밝혔다.
유니트리는 지난해부터 무대에서 춤을 추거나 무술을 펼치고 격투를 벌이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올해엔 상하이 증시에 상장하기도 했다.
왕 CEO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이제 강한 타격을 받아도 넘어지지 않고 서 있을 수 있게 되면서 크게 쓰러지거나 넘어지는 등 과거 격투 시연의 볼거리가 줄었다”면서 “이는 로봇의 자율 능력이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거엔 로봇들이 엉성한 모습으로 발차기하거나 뒤뚱거리며 넘어지는 모습이 재미를 줬지만 이젠 안정성이 향상되면서 오히려 흥미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유니트리는 그동안 시각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모델을 통해 직접 의사결정을 내리는 엔드투엔드(end-to-end) 월드 모델을 활용해 완전 자율 로봇 격투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왕 CEO는 “두 대의 로봇이 완전 자율 격투를 구현했는데 이는 최근 1~2개월 사이에 완성한 성과”라면서 “이론적으로는 학습을 거친 뒤 수백 개, 최대 수천 개의 동작을 탑재해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로봇의 자율 능력이 향상되면서 전면적인 상용화도 기대된다. 왕 CEO는 “로봇 1만대를 투입해 테스트와 평가를 진행하는 것은 비용과 기술 측면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면서 “자동화된 순환 체계는 빠르게 발전하면서 향후 로봇의 대규모 배치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로봇 격투는 상업화 단계로도 진입했다. 선전에 위치한 로봇 기업 엔진AI는 지난 7월 휴머노이드 로봇이 참여한 자유 격투대회를 출범했다.
이는 세계 최초로 실물 크기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운영하는 상업 격투 리그다. 주최 측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200개 이상 팀이 대회에 참가 신청을 했으며 중국, 미국, 폴란드, 싱가포르 등 32개 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전날 열린 홍차오포럼에선 로봇 등 체화지능의 상용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중국 로봇 기업 싱둥지위안의 스위안양 회장은 중국의 소형 택배 분류 공정에서 참여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작업 효율이 사람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현재 중국 5개 성과 시 10여개 분류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 회장은 “과거 로봇의 개별 능력을 보여줄 때는 얼마나 높이 뛰는지, 얼마나 빨리 달리는지, 로봇손이 몇 가지 동작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면 됐는데 택배 분류센터에서는 로봇이 하나의 공정에서 속도와 정확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면서 “현장 상황이 바뀌면 AI 모델도 이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로봇 기업 러쥐로봇은 지난 2년간 중국의 제일자동차그룹의 생산 현장과 컴퓨터·통신·소비자가전, 가전제품 등의 분야에서 소규모 시험을 진행했다. 올해엔 저장성의 한 자동차 공장에서 10여 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두 달여간 일상 작업을 수행할 정도로 성장했다.
렁샤오쿤 러쥐로봇 창업자는 “산업용 프로젝트의 경우 초기 1~2년 동안 성과를 내기 어렵지만 하나의 공정을 성공적으로 구현해야 로봇 1~2대를 활용한 시험 단계에서 대량 배치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면서 “데이터, AI 모델, 로봇 본체, 안전 등 여러 분야에 해결할 문제가 있지만 이미 성숙한 기술은 비용을 지불 의사가 있는 고객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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