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이용해 빌라·오피스텔을 구입한 청년이 이후 아파트를 살 때 생애최초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우대를 다시 받으려면 기존 비아파트를 먼저 처분해야 한다. 비아파트를 보유한 채 아파트를 추가로 사는 경우에는 생애최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정부는 청년의 주거 선택지를 넓히기 위한 ‘징검다리 대출’이라고 설명하지만 가격이 떨어지거나 제때 팔리지 않으면 오히려 아파트로 이동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39세 이하 청년이 4억원 이하 비아파트를 구입할 때 이용할 수 있다. 내년 1월 출시해 연간 3조원씩 2년간 한시적으로 공급한다. 부부는 두 사람 중 한 명만 청년 기준을 충족해도 신청할 수 있다.
금융위는 현재 시장금리를 기준으로 일반 보금자리론보다 약 2%포인트 낮은 연 3% 안팎의 금리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억원을 연 3%, 30년 만기로 빌리면 월 원리금은 약 85만원이다. 비아파트 평균 월세 8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최대 대출한도와 소득·자산·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세부 심사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상품의 핵심은 비아파트를 사더라도 생애최초 LTV 기회를 보존하는 것이다. 청년이 결혼이나 출산을 계기로 다른 주택을 마련할 때 수도권·규제지역 70%, 그 외 지역 80%의 생애최초 LTV를 다시 적용한다.
다만 다음 주택을 구입할 때는 무주택자 지위를 회복해야 한다. 윤덕기 금융위 거시금융팀장은 “생애최초 혜택을 다시 받으려면 청년미래보금자리론으로 구입한 비아파트를 무조건 팔아야 한다”며 “기존 주택을 보유한 채 다른 집을 사는 것은 무주택자를 위한 상품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취득세 감면 등 LTV 이외의 생애최초 혜택이 모두 유지되는 것도 아니다. 취득세는 관계부처 협의가 남아 있다. 청약은 전용면적 85㎡ 이하이면서 공시가격 3억원 이하, 수도권은 5억원 이하인 비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경우 현행 규정에 따라 무주택자로 간주한다.
금융위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비아파트 시장 부양책이 아닌 ‘틈새상품’으로 규정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역세권 빌라나 오피스텔에 월세로 거주하는 1인 가구와 사회초년생에게 매입 선택지를 하나 더 제공한다는 취지다.
윤 팀장은 “청년에게 비아파트를 강제로 사게 하거나 상품의 대히트를 노리는 것이 아니다”며 “월세를 내는 청년 가운데 주택을 보유하려는 수요가 있다면 활용할 수 있도록 추가 옵션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청년의 기존 아파트 구입 지원은 축소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일반 보금자리론 공급액 19조원 가운데 39세 이하 청년이 12조원을 이용했고, 청년 공급액의 97%인 11조6000억원이 아파트 구입에 쓰였다. 아파트를 원하는 청년은 기존 디딤돌대출이나 보금자리론을 계속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래보금자리론을 2년간 운영한 뒤 시장 반응에 따라 아파트로 대상을 넓히는 방안도 검토한다.
하지만 비아파트는 아파트보다 시세를 산정하기 어렵고 거래가 적어 매각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가격이 하락하면 매각대금으로 기존 대출을 정리하고 아파트 구입자금을 마련하기도 어려워진다. 전세사기 이후 빌라·오피스텔 선호가 크게 낮아진 점도 부담이다.
금융위도 이 같은 위험을 인정했다. 윤 팀장은 “비아파트의 가격이 떨어지거나 환금성이 낮아 청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아파트 구입 지원을 막은 것이 아니며 청년 스스로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든 틈새 상품”이라고 말했다.
결국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이 주거 사다리가 되려면 낮은 금리뿐 아니라 비아파트의 가격 신뢰도와 거래 안전성을 높일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비아파트를 제때 팔지 못하면 정부가 보존해준 생애최초 LTV 혜택도 실제 아파트 구입으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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