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닉이 효자라더니”…대만보다 두 배 폭락한 코스피

입력시간 | 2026.10.15 16:30 | 김경은 기자 | ocami81@edaily.co.kr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코스피가 하루 만에 7% 넘게 폭락하며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미국 물가 지표가 예상을 웃돈 데다 인공지능(AI) 산업의 수익성 논란이 다시 불붙으면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흔들렸다. 그중에서도 한국 증시의 낙폭이 유독 컸다. 시가총액이 반도체 대형주 두 종목에 쏠린 구조가 충격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1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54.59포인트(7.57%) 내린 5554.22에 장을 마쳤다. 이달 들어서만 18.8% 급락이다. 코스닥도 63.06포인트(7.65%) 급락한 760.82로 마감하며 다시 800선을 내줬다.

장 초반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된 데 이어 오후 들어 낙폭이 8%를 넘어서면서 양대 시장에 서킷브레이커까지 작동했다. 코스피가 7거래일 이상 연속 하락한 것은 2024년 9월 이후 약 2년 만이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장중 8%가 넘는 낙폭을 기록하며 양 시장에 연달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 시황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54.59포인트(7.57%) 내린 5,554.22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63.06포인트(7.65%) 하락한 760.82에 장을 마쳤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장중 8%가 넘는 낙폭을 기록하며 양 시장에 연달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 시황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54.59포인트(7.57%) 내린 5,554.22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63.06포인트(7.65%) 하락한 760.82에 장을 마쳤다.

◇日 4.9%·대만 3.4%…코스피 낙폭은 대만의 2배 넘어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동반 하락했지만 낙폭은 한국에 미치지 못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4.90% 내린 6만4425.95, 대만 자취안지수는 3.41% 하락한 4만6969.87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64%, 홍콩 항셍지수는 1.36% 하락했다.

시장은 반도체 쏠림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이날 삼성전자는 9.48% 내린 21만원, SK하이닉스는 11.06% 폭락한 126만20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7월 말 이후 처음으로 100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한때 60%에 육박했던 두 종목(우선주 포함)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49.7%로 떨어졌다. 8월 11일(49.4%) 이후 두 달여 만에 50%를 밑돌았다.

반도체 비중이 큰 대만과 비교해도 한국의 낙폭은 두드러진다. 대만이 TSMC 중심의 파운드리 구조인 반면 한국은 실적 성장을 메모리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물가·금리에 AI 신용 리스크까지

하락의 출발점은 미국 물가였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7% 올라 시장 예상치(3.6%)를 웃돌았다. 근원 CPI도 2.6% 상승해 예상(2.5%)보다 높았다. 휘발유뿐 아니라 주거비, 자동차, 항공료 등에서도 오름세가 나타나며 물가 압력이 전반적으로 확산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예상치를 0.1%포인트 웃돈 수준인데도 시장이 크게 흔들린 것은 내년 2분기 물가 2% 회귀에 대한 믿음이 흔들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금리 인상 확률이 높아지면서 단기금리는 오른 반면 장기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 같은 금리 흐름이 경기 둔화를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AI 산업에 대한 의구심도 다시 커졌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현 추세대로 투자가 이어지면 2030년까지 3조5000억 달러 이상의 AI 인프라 자산이 손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다음 달 기업공개(IPO)를 앞둔 앤트로픽의 실적이 기름을 부었다. 앤트로픽의 3분기 매출은 168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46% 늘었다. 그러나 2분기에 두 배 이상 뛰었던 것에 비하면 성장 속도가 크게 둔화했다.

AI 인프라 기업의 신용 리스크도 불거졌다. 네오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의 2032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은 이달 초 13%대에서 15% 수준까지 뛰었고, 주가는 하루 새 15% 넘게 급락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설비투자 재원이 잉여현금흐름에서 타인자본으로 옮겨가면서 AI 산업의 금리 민감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여파로 간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30% 떨어지며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외국인 3.6조 ‘팔자’…금융위 긴급 점검

수급 공백도 낙폭을 키웠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6341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조2886억원, 1조693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 매물을 받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7월 급락장의 후유증으로 개인 상당수가 손실 구간에 머물러 있고, 연기금 등 기관의 매수 여력도 제한된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이억원 위원장 주재로 ‘증시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시장이 대외 불확실성에 다소 과도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위원장은 “과도한 부채와 신용에 의존한 투자는 위험하며 이럴 때일수록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회사에는 무분별한 신용공여 자제를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10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21일 메타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빅테크 실적 발표, 11월 초 미국 중간선거가 분기점으로 꼽힌다.

삼성증권은 이익 하향이 본격화하지 않는다면 코스피 5000선이 지지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5000선에서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1배로, 올해 3월 말과 7월 말 급락 국면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다만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될 때까지는 적극적인 비중 확대보다 위험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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