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30원까지 떨어지며 약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물가 상승에 따른 추가 긴축 우려에도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선 데다, 국내 증시가 반등하면서 원화 강세에 힘이 실렸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13.2원 내린 1331.4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는 2024년 10월 2일(1319.3원)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오후 4시 36분께는 1330.8원까지 내려갔다. 장중 저가 기준으로도 2024년 10월 2일(1317.1원) 이후 최저치다.
이날 환율은 1340.0원에 개장한 뒤 오전 10시 21분께 1348.0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장 마감 직전인 오후 3시 29분께 1331.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12일 기록한 연저점(1332.0원)을 4거래일 만에 경신한 것이다.
장 초반에는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이 환율을 끌어올렸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1.3% 상승해 2022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앞서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됐다.
국제유가 상승도 물가 불안을 키웠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3.03% 오른 배럴당 97.97달러에 마감했다. 6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하지만 오후 들어 연준의 추가 긴축에 대한 경계감이 다소 누그러지면서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이날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오는 27~28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과 관련해 “향후 정책 방향을 미리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워시 의장이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달러 강세가 주춤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2선 초반에서 장중 101.73까지 하락했다.
국내 증시 반등도 환율 하락을 뒷받침했다. 전날 7% 넘게 급락했던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2.05% 오른 5668.05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상승 폭을 3%대까지 확대하기도 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3413억원 순매수하며 8거래일 연속 이어졌던 매도세를 끊었다.
최근 국내 증시 급락과 외국인 자금 이탈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던 만큼, 이날 주가 반등과 외국인 순매수 전환은 환율 하락 압력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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