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석지헌 성가현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에 대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이 김건희 여사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관련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7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과 명씨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1심에서는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과 1396만 3600원의 추징 명령, 명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항소심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에게서 받은 것을 정치적 조언과 대선 조력으로 판단했다. 이를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재산상 이익’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정치자금 기부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1심이 유죄 판단의 근거로 삼은 ‘암묵적 의사 합치’도 인정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무상으로 받기로 협의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명씨가 이준석·김종인 등 다른 정치인에게도 조사 결과를 제공한 점도 근거로 들었다.
◇하급심 무죄로 모였다… 김건희 전합 영향은이번 판결로 같은 여론조사 무상 수수 혐의를 다루는 김 여사 사건의 대법원 판단도 주목된다. 김 여사는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고 현재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사건을 심리 중이다.
특검은 앞서 윤 전 대통령의 1심 유죄 판결을 근거로 김 여사 사건의 선고를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1심 유죄 판단도 항소심에서 뒤집히면서 하급심 판단은 무죄로 모이게 됐다.
법조계 한 인사는 “김 여사의 1심과 2심에 이어 윤 전 대통령 항소심도 여론조사 제공을 정치자금법상 재산상 이익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대법원이 재산상 이익의 범위를 어떻게 판단할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합은 지난달 29일 첫 합의기일을 열었지만 선고기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김 여사의 구속기간은 이달 31일 만료된다.
◇오세훈 항소심도 촉각…명태균 진술이 변수같은 재판부가 심리 중인 오 시장 항소심에도 관심이 쏠린다. 오 시장은 명씨의 여론조사 비용을 후원자에게 대신 내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항소심 선고는 이달 23일 예정이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후원자 김한정 씨에게 비용을 대신 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여론조사 10건 가운데 5건에 대해 오 시장의 의뢰와 김씨의 2100만원 대납을 인정해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상실한다. 특검은 지난 2일 항소심 결심에서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3300만원을 구형했다.
법조계에서는 오 시장 사건은 실제 여론조사 비용을 지급했다는 점에서 윤 전 대통령 사건과는 구조가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오 시장 사건은 후원자가 실제 비용을 대신 지급했다는 점에서 윤 전 대통령 사건과 사실관계가 다르다”면서도 “같은 재판부가 정치자금법상 재산상 이익의 범위를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오 시장 사건에서도 참고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른 쪽에서는 항소심 과정에서 명씨가 “오세훈이는 몰라요”라며 김씨와 통화한 녹음내용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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