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당하는데 증권사들도 해킹에 '덜덜'…금감원 "IT보안 전면 재점검"

입력시간 | 2026.10.07 16:24 | 김경은 기자 | ocami81@edaily.co.kr

[이데일리 김경은 김윤정 기자] 은행권에서 개인정보 해킹 사고가 발생하자 증권사들도 긴급 점검에 나서는 등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에 정보기술(IT) 보안·점검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투자자 피해 가능성을 신속히 파악해 필요한 보호조치를 시행하라고 주문했다.

10대 증권사 IT·보안 담당 직원 현황. (그래픽=김정훈 기자)

10대 증권사 IT·보안 담당 직원 현황. (그래픽=김정훈 기자)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는 연휴 기간에도 IT 담당 인력을 투입해 홈페이지와 내부 시스템 등 보안 상태를 살폈다. 은행권의 보안 통제가 작동한다고 판단했는데도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권업계의 긴장감도 커졌다.

한 중형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발생한 연휴에도 IT 부서 인력이 나와 외부에 공개된 홈페이지 등을 점검했다”며 “올해 보안팀을 별도 부서로 승격하고 인력을 보강해 업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중형 증권사 관계자는 “해킹 공격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방어 체계를 갖춰왔다”며 “최근 고도화된 장비를 도입했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더 높은 성능의 장비도 주문했다”고 전했다.

일부 대형 증권사 2곳을 대상으로 한 공격 시도 흔적도 탐지됐다. 해당 증권사는 금융당국과 보안 전문업체가 식별한 공격자 인터넷주소(IP)를 차단하고 관련 통신 이력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고객정보 유출이나 비정상 접속 등 특이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식별된 IP를 즉시 차단하고 보안시스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다른 증권사도 정기·수시 보안 점검과 테스트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해킹 시도나 피해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날 주요 증권사 21곳의 감사를 대상으로 ‘투자자 중심 내부감사기능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보안 사고 대응을 당부했다. 서재완 금감원 금융투자부문 부원장보는 “각 회사가 비상한 경각심을 갖고 IT 보안·점검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며 “투자자 피해 가능성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해 필요하면 보호조치를 즉시 시행해달라”고 말했다.

금융권 전반의 보안 점검도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금융회사 약 500곳에 최근 은행권 공격에 사용된 IP와 수법을 공유하고, 공격 IP 차단 여부 등을 포함한 12개 항목을 점검하도록 했다. 은행과 카드사는 점검 결과를 제출했으며, 증권·보험·저축은행 등은 8일까지 자율 점검을 마치고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금감원은 업권별 결과를 분석해 금융권 전반의 취약점을 살펴볼 예정이다. 당국이 파악한 해킹 공격 시도 IP는 33개로, 중복을 제외하면 28개다.

이번 사고는 증권사의 보안 인력과 투자가 충분한지에 대한 우려도 다시 키우고 있다.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의 정보보호 인력은 2024년 말 125명에서 올해 상반기 131명으로 6명 늘었다. 회사당 평균 13명 수준이다. IT 인력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9.78%로 6년째 9%대에 머물렀다.

증권사 IT 업무가 확대되는 속도에 비해 보안 인력 증가는 더딘 편이다. 증권사 IT 담당 임직원은 2021년 1059명에서 올해 상반기 1340명으로 281명 늘었지만, 같은 기간 정보보호 인력은 99명에서 131명으로 32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메리츠증권은 IT 인력이 37명에서 50명으로 늘어나는 동안 정보보호 인력은 1명에서 2명으로 증가했다. 대신증권은 정보보호 인력이 5명에서 4명으로 줄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IT 투자액은 42.1% 증가했지만 정보보호 인력 증가율은 26.3%에 그쳤다.

한 중형 증권사 관계자는 “정보보호 인력은 10명 안팎으로 매년 늘리고 있으며 내년에도 인력과 예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거래량과 IT 업무가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보안 인력과 투자를 함께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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