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제청 침묵' 조희대 "법원 이끄는 원칙 흔들림 없어야"

입력시간 | 2026.09.18 16:21 | 강민혁 기자 | forall@edaily.co.kr

[이데일리 강민혁 수습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18일 “법원은 변화에 대응해야 하지만 우리를 이끄는 원칙만큼은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제20차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 폐회식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폐회사를 읽고 있다.(사진= 강민혁 수습기자)

제20차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 폐회식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폐회사를 읽고 있다.(사진= 강민혁 수습기자)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회의 폐회식에서 “사법부의 독립성, 공정성, 청렴성, 그리고 국민의 신뢰는 언제나 굳건히 지켜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회의는 이날 폐회식을 끝으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조 대법원장은 “우리의 법체계와 여건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기본권을 보호하며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책무는 우리 모두가 함께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사법부 역할의 변화, 인공지능(AI)이 가져올 기회와 위험, 법관 교육의 중요성, 성폭력·가정폭력에 대한 사법적 대응,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 법원과 중재의 관계, 국제기구와의 협력 방안 등이 폭넓게 논의됐다.

조 대법원장은 “이러한 논의를 통해 각국 사법부가 많은 공통된 과제에 직면해 있음을 확인했다”면서도 “동시에 어떤 사법부도 모든 해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도 다시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전날 환영사와 마찬가지로 이날 폐회사에서도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재제청에 대한 입장을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폐회 후 기념사진 촬영하는 조희대 대법원장(사진=강민혁 수습기자)

폐회 후 기념사진 촬영하는 조희대 대법원장(사진=강민혁 수습기자)

◇ 국제기구 세션서 “지식재산 분쟁· AI·사법부 독립성” 논의도

한편 폐회식에 앞서 열린 국제기구 세션에서는 민은주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사법국 국장이 국경 간 지식재산 분쟁 증가 추세를 짚었다.

민 국장은 “지난해 전 세계 무형자산 투자가 10조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2008년부터 2025년 사이 무형자산 투자가 유형자산 투자보다 3.6배 빠르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또 “아시아는 4대 지식재산권 분야 출원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소송은 이제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 차원의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세션에서 발표한 제프리 보스 국제상사법원포럼(SIFoCC) 운영위원회 의장은 “AI가 법관의 판결 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반면 필리핀 대법관의 전언처럼 AI가 오히려 문제를 일으켰다는 지적도 나오는 등 국가별로 온도차가 있다”고 전했다.

보스 의장은 세션 마무리에서 “AI가 사법기관 내에서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활용되는 만큼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하다”며 “AI를 어디까지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 국제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각국 대법원장들에게 논의를 이끌어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스리락 플리팟 세계정의프로젝트(WJP) 선임국장이 전 세계적인 법치주의 후퇴 현상을 지적했다. 플리팟 국장은 “전 세계 국가의 약 68%에서 법치주의 지수가 하락했다”며 “권위주의의 부상이 이러한 후퇴를 이끌고 있고 사법부 독립성 역시 위협받고 있는 현실 속에서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사법부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데일리 & 이데일리TV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