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주아 한전진 기자] 검찰이 프랑스 패션 브랜드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마리떼) 가품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 서울 명동 할인 매장 운영업체 사건을 배당하면서 수사가 본궤도에 올랐다.
마리떼 국내 상표 전용사용권을 둘러싸고 ‘레이어’와 ‘클레비’가 벌여온 민사 분쟁이 형사 사건으로 확산해 전국 각지에 퍼진 유사 매장에 대한 추가 수사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마리떼 가품 의류 판매 혐의(상표법 위반) 사건을 형사6부(부장검사 고두성)에 배당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특허청 상표 특별사법경찰과가 지난달 서울 중구 명동 소재 마리떼 할인 매장 운영업체를 앞선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데 따른 조치다.
앞서 레이어는 지난해 9월 1일 이 사건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특허청은 이후 참고인 진술조서 작성과 수차례 증거자료 제출을 거쳐 약 9개월 만인 지난달 이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피고소인은 김모씨 및 오모씨 등 개인 2명과 법인 2곳이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21일 오후 2시41분께 서울 중구 명동 마리떼 매장에서 마리떼 상표권자인 우르츠부르크가 대한민국 특허청에 등록한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사용한 의류 1만 2574개를 판매 목적으로 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압수된 의류는 정품가 기준 11억 9226만원 상당이다. 해당 매장은 국내 전용사용권자인 레이어가 운영하는 마리떼 명동 정식 매장과 불과 100m 거리에서 ‘전 품목 50% 할인’을 내걸고 영업해온 곳이다.
이번 사건은 마리떼 국내 상표 사용권을 둘러싼 레이어와 클레비 간 분쟁의 연장선에 있다. 상표권자 우르츠부르크는 2023년 3월 전윤경 전 클레비 대표와 국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지만 그해 8월 클레비 내부 경영권 분쟁을 이유로 계약 취소를 통보하고 계약금을 반환했다.
이어 우르츠부르크는 같은 해 10월 레이어와 새롭게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고 레이어는 2024년 2월 전용사용권 설정등록을 마쳤다. 전용사용권 존속기간은 2029년 12월 31일까지다.
레이어는 이후 클레비를 상대로 벌인 가처분·본안 소송 6건에서 모두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이현석 부장판사)는 지난달 12일 레이어가 클레비를 상대로 낸 상표전용사용권 침해금지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하며 “클레비는 마리떼 표장을 부착한 의류의 제조·유통·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레이어가 우르츠부르크로 하여금 클레비와의 계약을 취소·종료하게 하고 자사와 계약을 체결토록 적극 유인했다고 볼 구체적 증거가 없다”며 “클레비 측이 계약을 주도한 A씨의 부정행위를 인지해 계약을 취소·종료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레이어가 전용사용권을 적법하게 설정·등록한 이상 계약이 무효라는 클레비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이 소송을 포함한 3건은 클레비가 항소해 현재 특허법원에서 2심이 진행 중이다.

법원 판단에도 불구하고 클레비 측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유통·판매업체들이 성수·명동·홍대·가로수길 등 전국 20여곳에서 정품과 구분이 어려운 ‘반값 할인’ 매장을 운영하면서 소비자 혼란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송치된 명동 매장 사건은 이런 가품 유통 구조에 대한 첫 형사 처분 사례로 전국 각지에서 운영 중인 유사 매장에 대한 확대 수사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레이어는 앞서 마리떼 공식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국내에서 유통하는 마리떼 제품은 레이어가 유통·판매하는 제품만이 유일한 정품”이라며 “클레비, 다산에프앤씨 등 다른 업체가 유통하는 모든 제품은 법적 판단으로 권한 없는 자가 생산한 모방 가품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레이어는 가품 유통 관련자들을 형사 고발하는 한편 가품 구매 피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결제 내역과 상품 사진 등을 제출받아 공동 형사고소에 나서는 ‘피해 공동 대응 참여인단’도 모집 중이다. 이번 명동 매장 건 외에도 레이어는 다른 유통·판매업체들을 상대로 별도의 형사고소를 다수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되면서 관련 수사가 순차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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