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한국에서 유학하며 배달 아르바이트로 월 330만원을 벌었다는 외국인 유학생의 경험담이 공개된 가운데 배달업에 불법 취업했다가 적발된 외국인이 올해 들어 11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의 불법 배달 취업 실태를 공개하고 배달 플랫폼의 관리 강화를 촉구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베트남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는 “한국에서 유학하며 배달로 한 달에 330만원을 벌었다”는 경험담이 담겼다. 게시물 작성자는 평일 하루 9시간, 주말에는 12시간씩 배달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에서는 외국인 유학생에게 배달 아르바이트를 추천하는 글도 공유됐다. 일부 커뮤니티에는 배달 일을 병행하기 쉽도록 수업 부담이 적은 대학 목록과 단속 대처법까지 올라왔다.
배달용 오토바이와 번호판 거래 정보는 물론 배달의민족과 쿠팡 등 배달 플랫폼의 계정을 빌려준다는 게시물도 확인됐다.
현행법상 유학 비자로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시간제 취업 허가를 받더라도 배달 라이더로 일할 수 없다.
그러나 불법 취업 적발 규모는 급증하고 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배달업 불법 취업으로 적발된 외국인은 1132명으로, 지난해 전체 적발 인원인 67명의 약 16.9배에 달했다.
일부 배달 협력사는 취업이 불가능한 외국인도 협의를 거쳐 근무할 수 있다고 광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타인 명의로 급여를 받는 방식까지 안내한 사례도 있었다.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현직 배달 라이더는 계정 명의자가 인증번호를 전달하면 다른 사람도 해당 계정으로 배달할 수 있다며 본인 확인 절차의 허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배달 플랫폼이 협력사에 라이더 확보 실적 등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하면서도 불법 취업에 대한 관리에는 소홀하다고 비판했다. 불법 취업에 관여한 협력사에 대해서는 계약 해지 등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배달의민족 측은 명의 대여 문제를 인지한 뒤 제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관리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 겸 장관 직무대행은 출입국 당국의 단속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특별사법경찰과 경찰의 협업을 강화하고 관계부처와 근무 구조 개선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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