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으러 커피숍 간다”…4400원 김볶밥 40만개 팔린 이유

입력시간 | 2026.10.16 14:46 | 김지우 기자 | zuzu@edaily.co.kr

[이데일리 김지우 기자] 커피숍에서 김치볶음밥을 먹고, 편의점에서 5000원도 안 되는 도시락으로 한 끼를 해결한다. 외식물가 상승으로 식사비 부담이 커지면서 달라진 소비 풍경이다. 식당과 카페를 따로 방문하는 대신 한곳에서 식사와 음료를 한 번에 해결하거나 한 끼에 쓰는 비용 자체를 줄이려는 수요가 작용하는 모습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함께 주문한 김치볶음밥. 일반 음료 컵에 담겨 제공된다. (사진=한전진 기자)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함께 주문한 김치볶음밥. 일반 음료 컵에 담겨 제공된다. (사진=한전진 기자)

16일 유통 및 외식 업계에 따르면 메가MGC커피가 지난 4월 출시한 4400원짜리 ‘엠지씨네 통쏘시지 김볶밥’은 약 3개월 만에 40만개가 팔려나갔다. 학생과 직장인들 사이에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가성비 한 끼로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알려지면서다. ‘엠지씨네 양념 컵치킨’도 누적 판매량 70만개를 넘어섰다. 이디야커피는 김치볶음밥과 떡볶이 등을, 더벤티는 로제·마라 떡볶이와 소고기 주먹밥 등을 판매하고 있다. 더벤티는 떡볶이와 음료를 묶은 세트 메뉴도 선보였다.

스타벅스에서도 식사 대용 메뉴 판매가 늘고 있다. 올해 1~9월 샌드위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증가했다. 인기 메뉴로는 ‘프렌치 어니언 멜팅 치즈 샌드위치’(6900원)와 ‘멜팅 치즈 베이컨 토스트’(5700원) 등이 있다. 매달 특정 샌드위치를 음료와 함께 구매하면 2000원을 할인해주는 행사도 진행 중이다.

카페 입장에서는 식사 메뉴가 고객의 방문 목적을 넓히는 수단이기도 하다. 커피를 마시러 온 고객에게 식사까지 판매하거나, 식사 고객을 새롭게 유치할 수 있어서다. 소비자 역시 식당과 카페를 따로 방문하지 않고 한곳에서 식사와 음료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카페업계 관계자는 “음료 외에 식사 메뉴를 판매하면 고객의 방문 목적을 다양화하고 객단가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에서도 가성비 식사 수요가 두드러진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의 올해 1~9월 도시락·김밥·삼각김밥·샌드위치 등 간편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9% 증가했다. 같은 기간 CU도 간편식 매출이 13.1% 증가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올해 1~9월 삼각김밥 매출이 27%, 샌드위치와 도시락은 각각 23%, 22% 증가했다. 이마트24의 간편식 매출도 13% 늘었다.

세븐일레븐이 지난 9월 출시한 ‘시경 픽 제철 비빔밥’을 직원이 소개하고 있다. 이 제품은 출시한 지 2주 만에 30만개가 판매됐다. (사진=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이 지난 9월 출시한 ‘시경 픽 제철 비빔밥’을 직원이 소개하고 있다. 이 제품은 출시한 지 2주 만에 30만개가 판매됐다. (사진=세븐일레븐)

편의점업계는 5000원 이하 가격에 식사 구색을 갖춘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GS25는 오는 21일 치킨과 소시지, 샐러드 등을 담은 4900원짜리 ‘넘버원 치킨도시락’을 출시한다. 세븐일레븐은 4700원짜리 ‘시경 pick 전주식소고기비빔밥’과 2800원짜리 ‘올 뉴 2800알찬김밥’을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24도 7가지 속재료를 담은 2800원짜리 ‘7미든든김밥’을 선보였다.

이들 편의점 김밥 가격은 일반 김밥 전문점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지역 김밥 한 줄 평균 가격은 3869원으로 전년 동월(3623원)보다 6.8% 올랐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2800원짜리 김밥보다 1000원 이상 비싸다.

다른 외식 메뉴 가격도 오름세다. 도미노피자는 지난 12일부터 피자 가격을 평균 4.4% 인상했다. 롯데리아는 지난 5월 버거 단품 22종의 가격을 평균 2.9% 올렸고, 더본코리아도 6월 역전우동·미정국수·롤링파스타·새마을식당 등 11개 외식 브랜드의 일부 메뉴 가격을 평균 약 11% 인상했다.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식사 선택지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카페에서는 식사와 음료를 한곳에서 해결하고, 편의점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식이다. 카페와 편의점이 식사 메뉴를 강화하면서 기존 음식점과의 경계도 점차 흐려지는 모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식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한 끼 식사의 가격과 만족도를 더욱 꼼꼼히 따지고 있다”며 “합리적인 가격에 맛과 품질까지 갖춘 메뉴를 얼마나 다양하게 선보이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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