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대학 강의실에 빠르게 확산하면서 교수들이 직접 AI 활용법을 배우고 이를 수업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단순히 학생들의 AI 사용을 어디까지 허용할지 관리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교수들이 AI를 익혀 강의와 과제·평가 방식을 다시 설계하는 단계로 AI 활용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2일 대학가에 따르면 상명대는 지난달 1일부터 매일 오전 8~9시 교수와 교직원이 참여하는 AI 활용 사례 공유 모임 ‘굿모닝 AI’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대학 내 AI 활용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교원·교직원들이 교육·연구·행정에서의 AI 활용법을 나누고 각자의 AI 역량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상명대 교수와 교직원들은 수업이나 연구, 행정 업무에 AI를 활용한 사례와 경험을 공유한다. 교수들이 수업·과제에서 학생들의 AI 사용을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관해서도 경험을 나눈다. 최근에는 상명대 계당교양교육원 소속 전영옥 교수가 수업 중 학생들에게 제시한 AI 활용 가이드라인 내용에 관해 발표했다. 한 교직원은 학교 행사 안내용 포스터 제작에 AI를 활용한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교원·교직원들이 AI 활용 노하우를 나누고 관련 역량을 높이려는 시도는 다른 대학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광운대는 올해 1학기 AI 활용 교육을 이수한 교원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해 AI를 수업에 적용한 사례 7건을 발굴·공개했다. 박수한 광운대 로봇학부 교수는 본인이 진행하는 수업에서 AI를 활용해 매주 퀴즈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풀도록 했다. 또 학생들의 퀴즈 풀이 결과를 분석해 다음 수업을 보완하는 데 활용했다. 부선영 수학과 교수는 본인의 수업에서 AI 기반 학습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온라인 토론과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AI 평가와 피드백을 활용하고 교수는 활동 기록과 AI 평가 결과를 토대로 추가적인 피드백을 학생들에게 제공했다.

한국기술교육대(한기대)는 최근 교원 대상 포럼을 열고 올해 1학기 6개 정규 교과목에서 AI를 활용한 사례를 공유했다. 채수상 한기대 에너지신소재화학공학부 교수는 ‘생성형 AI로 되살린 화학사(史) 연극 수업’에 AI를 도입한 경험을 나눴다. 이 수업에서 학생들은 AI를 활용해 과학사적 발견과 논쟁 과정을 직접 대본으로 만들고 연기했다. 또 정승현 한기대 메카트로닉스공학부 교수는 본인의 수업에서 AI를 활용해 강의 자료와 평가문항을 만들고 학생들에게는 AI를 활용해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대학들이 교수·교직원들의 AI 활용 경험을 나누도록 하는 것은 개별 활용 사례를 대학 전체로 확산해 수업 방식을 개선하고 행정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수업에서 AI 활용을 확대해야 수업의 질이 높아질 수 있고 학생들의 AI 활용 역량도 기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AI가 일상 속에 깊이 파고든 만큼 대학은 학생들이 AI 역량을 갖추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며 “대학 구성원 간 AI 활용 사례를 공유해 대학 전반의 교육 서비스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데일리 & 이데일리TV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