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민주 기자] 공공기관과 증권사, 대기업 등의 사내대출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사내대출에 대한 대출 규제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사내대출을 통한 우회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공공기관 1020억원, 29개 증권사 1700억원, 7개 대기업그룹 6300억원 등 총 9140억원 규모의 사내대출 현황을 제시했다. 여기에 최대 5억원의 사내대출을 시행한 삼성그룹 규모까지 더하면 전체 사내대출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사내대출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29개 증권사의 사내대출은 2022년 대비 106.8%, 7개 대기업그룹은 92.8% 증가했다.
송 의원은 “일반 시민들에게는 주택담보대출 등 부동산 대출 규제가 적용되는 반면 사내대출에는 동일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사내대출 규제 필요성에 대해 “방법론적으로 어떻게 들어갈 수 있을지 고민을 해야 될 것”이고 말했다. 또 “삼성의 경우 사내대출을 시행하면서 근저당을 설정하고 있어 이를 활용해 금융기관에서 추가 대출을 받는 우회 가능성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내대출에 DSR·LTV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실무선에서 금융위와 논의 중”이라면서 “구체적인 방향이나 시행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송 의원은 이어 부동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 구입 과정에서 주식·채권 매각 대금, 증여·상속, 기타 차입금 등을 활용하는 비중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대출 규제를 받는 일반 서민과 달리 자산이 있는 사람들은 가족 차입이나 증여 등으로 자금을 마련해 규제를 우회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대출 규제에 따른 지역별 풍선효과도 질책했다. 강남권 집값을 잡더라도 대출을 활용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수요가 강북·관악 등 상대적으로 대출 여력이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집값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형평성이나 공정성 측면에서 매우 문제가 심각하다”며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혼부부나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등에 대해서는 규제를 대폭 풀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대출 총량 규제와 금융기관별 자체 규제로 실제 자금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이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며 금융위가 금융기관에 명확한 지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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