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9억 특혜 의혹' 선관위 압수수색…사전투표 발급기 독점 공급 정황

입력시간 | 2026.11.04 10:11 | 백주아 기자 | juabaek@edaily.co.kr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59억원 규모의 사전투표용지 발급기 제작 및 소모품 구매 사업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태한 특별검사팀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특검은 선관위가 입찰 전 사업계획을 특정 업체에 유출하고 해당 업체가 향후 10년간 소모품까지 독점 공급할 수 있도록 특혜를 제공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가 지난달 28일 선관위 특검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검증이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입장하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가 지난달 28일 선관위 특검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검증이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입장하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4일 선관위 특검팀에 따르면 특검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중앙선관위 선거기반과와 관련 업체 사무실, 공장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압수수색에는 파견검사 2명과 디지털 포렌식 수사관 10명 등 총 32명이 투입됐다.

특검은 자체 수사와 감사원이 송부한 수사 참고자료를 토대로 중앙선관위가 2024년형 사전투표용지 발급기 제작 및 소모품 구매 사업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사업자 선정과 소모품 공급 관련 특혜를 제공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선관위는 입찰공고가 이뤄지기 전 특정 업체에 사업계획을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업체는 장비 성능평가를 마친 뒤 투표용지 발급기에 자사가 제작한 전용잉크만 인식되도록 장비를 임의로 개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선관위와 체결한 계약을 위반한 행위였지만 선관위는 이를 묵인한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선관위는 전국 각급 선관위가 소기업 또는 소상공인으로부터 구매하도록 돼 있던 잉크 등 소모품을 해당 업체와만 수의계약으로 구매하도록 내부지침까지 변경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특정 업체가 투표용지 발급기 제작 사업을 수주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발급기 사용기간인 10년 동안 잉크 등 소모품까지 독점 공급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의심하고 있다.

사업 규모도 상당하다. 2024년형 사전투표용지 발급기 제작 사업은 전국 각급 선관위에 발급기 약 1만7000대를 공급하는 사업으로 제작 사업비만 약 321억원에 달한다. 최근 5년간 중앙선관위가 발주한 사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해당 업체가 2023년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전국 각급 선관위에 잉크와 유지보수박스 등 소모품을 독점 공급한 금액도 총 138억원에 이른다. 발급기 제작비와 소모품 공급액을 합치면 총 459억원 규모다.

특검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중앙선관위 담당 공무원들과 특정 업체 사이의 유착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특히 사업자 선정과 계약 이행, 소모품 구매 지침 변경 과정에서 부당한 특혜가 제공됐는지와 이로 인해 국가에 발생한 손해 규모를 규명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압수물 분석을 토대로 중앙선관위 담당 공무원들이 특정 업체와 유착해 부당한 특혜를 제공했는지 여부를 밝히고, 국가에 야기된 손해 규모와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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