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시간 | 2026.06.01 13:04 | 이지은 기자 | ezez@edaily.co.kr
[이데일리TV 이지은 기자] 한국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스탠퍼드대가 발표한 ‘AI 인덱스’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 밀도 대비 AI 특허 보유 건수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AI 모델 수 역시 8개로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절대적인 규모에서는 미국에 미치지 못하지만, AI 경쟁력을 가파르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가 AI전략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TV와의 인터뷰에서 “냉정하게 말하면 한국은 아직 완성된 AI 강국은 아니지만, AI 선도 국가 그룹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은 충분히 마련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AI가 국방 분야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군사 AI가 고도화되면서 인간의 개입 없이도 상당 수준의 의사결정이 가능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 대표는 “AI는 영상 분석과 객체 인식, 이상 탐지, 미래 상황 예측 등 여러 영역에서 이미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기술적으로는 인간의 개입 없이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단계에 상당 부분 도달했다”고 말했다.
실제 전장에서도 무인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은 올해 1월 이후 드론과 로봇 등 무인 장비만으로 2만2000건 이상의 임무를 수행했다”며 “사람이 직접 전투를 수행하기보다 후방에서 지휘·통제하는 형태로 전쟁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완전한 무인 전쟁이 실현되기까지는 윤리적·제도적 장벽이 남아 있다고 봤다. 윤 대표는 “기술은 인간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윤리와 책임 문제 등 비기술적 요소 때문에 인간이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경쟁력이 곧 국가 안보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AI 강국은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전쟁 억지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전쟁을 일으키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균형”이라고 강조했다.
국방 AI 시장에서 민간 AI 기업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그는 최근 중동 분쟁 등을 사례로 들며 미국의 AI 기업들이 국방 체계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팔란티어, 안두릴, 구글, 오픈AI, 엔트로픽 같은 기업들이 국방 AI 생태계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 잡고 있다”며 “특히 안두릴은 창업 10년도 되지 않았지만 기업가치가 80조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미국 국방부와 200억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연간 AI 예산이 9조900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일 기업이 국방 분야에서 창출하는 가치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AI 경쟁의 무대가 이제 연구실이 아닌 산업 현장과 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마키나락스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AI 기술을 개발해 왔다”며 “향후 AI 운영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대한민국 국방 AI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