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패닉 또 패닉…'홈페이지 다 뚫릴라' 총력전 나섰지만

입력시간 | 2026.10.23 10:20 | 김정유 기자 | thec98@edaily.co.kr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프로그래밍 언어 ‘PHP’에서 치명적인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면서, 전 세계 정부 기관과 글로벌 기업들이 긴급 패치 작업에 나섰다. 보안 취약점 공개 직후 이를 노린 글로벌 해킹 시도가 수백만건으로 폭증하자 주요 서비스들이 예방 차원에서 일제히 중단되는 등 대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일본 도쿄부터 핀란드 헬싱키까지 은행, 항공, 철도, 국세청, 정부 공공 웹사이트가 일시적으로 먹통이 됐다. 이는 수십년간 인터넷의 기초를 지탱해 온 레거시 프로그래밍 도구의 안전성을 시험하는 가장 심각한 보안 위기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독일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오랫동안 본 적이 없다”며 “시스템이 복잡해질수록 안전하게 유지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 사건이 똑똑히 보여줬다”고 경고했다.

PHP는 HTML, 파이썬과 함께 웹의 핵심 기반 프로그래밍 언어로 꼽힌다. 최근 PHP 개발진은 수년간 코드 속에 숨어있던 취약점을 최신 AI 기술로 발견하고 21일 긴급 보안 패치를 발표했다. PHP 개발진은 전 세계 사용자들에게 “즉시 업데이트를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패치가 완료되기 전 취약점의 세부 정보가 공개되면서 해커들의 집단 공격이 시작됐다.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클라우드플레어와 아마존에 따르면 취약점 공개 직후 해킹 시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슈 프린스 클라우드플레어 CEO는 “공개 전 10시간 동안 수천건 수준이었던 공격 시도가 발표 45분 만에 수만건, 2시간 만에 수십만건으로 늘었고, 현재는 수백만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해커들 역시 AI를 활용해 취약점을 즉시 스캔·공격하고 있어 기업들과의 ‘속도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로 인한 충격은 전 세계로 확산했다. 일본은 노무라 증권, 미쓰비시UFJ 금융그룹, ANA 항공, JR동일본 등 주요 기업들이 인터넷 서비스를 긴급 중단했다. 아사히그룹홀딩스와 도키오해상도 웹사이트를 내렸다. 일본 재무성, 기상청, 국세청 등 정부 기관 역시 온라인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고 긴급 점검에 나섰다.

유럽에서도 핀란드 국영 IT 서비스 제공업체 발토리가 정부 공공 웹 서비스를 차단한 뒤 밤샘 패치 작업을 진행했다. 한누 나우마넨 발토리(ICT센터) 청장은 “업데이트뿐만 아니라 정밀 테스트가 필요해 서비스 완벽 복구까지 수일에서 수주일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역시 통신업체 오랑주가 일부 PHP 기반 앱과 사이트 접속을 차단했다.

한국 정부도 민간 부문 사이버 위기 경보를 발령하고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했고, 중국 공업정보화부 역시 전국 운영 주체에 즉각적인 시스템 점검과 패치 적용, 계정 비번 교체를 권고했다.

ICT 전문가들은 대형 기업과 달리 자체 IT 관리가 취약한 중소기업이나 오래된 구형 PHP 버전을 사용하는 사이트의 경우 시스템 전체를 전면 교체해야 하므로 이번 사태의 여파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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