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9조 투자에 ‘물바다’가 산업기지로…새만금 변신 속도[르포]

입력시간 | 2026.09.14 13:37 | 이다원 기자 | dani@edaily.co.kr

[새만금=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전북 군산에서 새만금 내부로 들어서자 끝이 잘 보이지 않을 만큼 넓은 매립지가 펼쳐졌다.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7공구다. 수년 전만 해도 바다였던 곳이 이제 축구장 약 190개에 해당하는 40만 5000평 규모의 땅이 돼 현대자동차그룹의 대규모 투자를 맞을 채비를 하고 있었다.

부지조성공사 중인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7공구. (사진=이다원 기자)

부지조성공사 중인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7공구. (사진=이다원 기자)

지난 11일 찾은 이곳에서는 지난 3월 산업단지 조성공사에 착수한 뒤 기반을 다지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아직 공장 대신 흙을 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대차그룹의 국내 첫 로봇 제조공장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 로봇을 생산하고 AI를 학습시키는 산업기지로 탈바꿈한다. 현대차그룹이 필요로 하는 부지만 약 34만평이다. 새만금청은 현대차 입주 일정에 맞춰 부지를 단계적으로 조성할 계획으로, 우선 2029년까지 1단계 약 12만평을 조성한다.

현대차를 맞기 위한 채비는 7공구 밖에서도 진행되고 있었다. 로봇 제조공장과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과 수소를 공급하기 위한 에너지 생산시설부터 인근 수변도시, 교통·물류망까지 현대차 투자를 중심으로 새만금 곳곳의 개발 계획이 맞물리는 것이다.

현대차 9조 투자에 ‘물바다’가 산업기지로…새만금 변신 속도[르포]

새만금 수변도시 공사 현장. (사진=공동취재단)

현대차그룹이 계획한 투자 규모는 약 8조 9000억원이다. AI 데이터센터에 5조 8000억원, 태양광 발전에 1조 3000억원, 수전해 플랜트에 1조원, AI·로봇과 AI 수소시티에 각각 4000억원가량을 투입한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내년 3월 AI 데이터센터 착공에 들어가고, 2028년부터 국내 첫 로봇 제조공장 투자도 시작할 계획이다. GPU 5만장을 투입한 AI 데이터센터는 자율주행과 로봇 학습 등에 활용하고, 웨어러블·물류·배송 로봇 등도 인근에서 생산해 AI 학습과 연계하는 거점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데이터센터는 우선 100MW 규모로 조성한 뒤 향후 수요에 따라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재생에너지 생산기지도 마련한다. 기존 농생명용지 3공구를 에너지용지로 전환해 대규모 육상 태양광 발전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여기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는 AI 데이터센터와 수전해 플랜트 등에 활용한다. 200MW 규모 수전해 플랜트에서는 연간 약 2만t의 그린수소를 생산해 수소 모빌리티와 산업시설 등에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새만금 수변도시 공사 현장. (사진=공동취재단)현대차 투자는 인근 스마트 수변도시 개발과도 연결되고 있다. 수변도시는 새만금 중심부 6.25㎢에 계획인구 약 3만 9000명, 주택 1만 9000가구 규모로 조성 중이다. 지난 2023년 6월 6.16㎢의 매립공사를 마친 뒤 현재 단계별 부지 조성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매립을 마친 넓은 부지 주변으로 바다가 펼쳐져 있었고 곳곳에서는 방풍림을 심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곳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첫 분양에서 단독주택 67필지와 근린생활시설 2필지가 31일 만에 모두 팔렸고 올해 9월에도 2차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수변도시에 현대차의 AI·로봇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새만금개발공사가 현대차 측과 협의 중인 ‘AI시티 마스터플랜’은 모빌리티·에너지·로봇·AI가 연결되는 미래도시를 구상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반 모빌리티와 로봇 등을 도시 곳곳에 적용하고, 공동주택 용지 일부를 ‘AI 빌리지’로 조성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단지와 도시를 연결할 교통·물류망도 확충하고 있다. 지난해 새만금~전주고속도로가 개통한 데 이어 올해 말에는 새만금 신항 잡화부두 2선석이 문을 열 예정이다. 내부 동서·남북도로가 갖춰지면서 새만금 내 이동시간도 과거 50~60분에서 약 20분 수준으로 단축됐다는 게 새만금청의 설명이다.

오랫동안 바다를 메워 땅을 만드는 데 집중했던 새만금은 이제 그 땅에 기업과 산업을 채우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현대차 생산시설을 시작으로 에너지와 교통·물류, 배후도시까지 함께 갖추는 작업이 진행되는 것이다. 새만금청 관계자는 “로봇·AI·수소와 같은 첨단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기업이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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