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전액 현금 달라?…25표 차로 뒤집힌 SK하닉 합의안

입력시간 | 2026.08.25 10:12 | 최오현 기자 | ohyo@edaily.co.kr

[이데일리 최오현 김소연 기자] SK하이닉스 노사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이 전임직 노조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찬반 표 차이가 25표에 불과할 정도로 결과가 팽팽했다. 노사 잠정 합의안이 최종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노사 재협상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성과급 일부를 현금 대신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이 막판 표심을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전임직(생산직) 노조가 지난 24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실시한 임단협 잠정합의안 전자투표 결과 반대 50.08%, 찬성 49.92%로 부결됐다. 전체 조합원 1만6083명 가운데 1만5045명이 참여해 투표율은 93.81%에 달했다.

이번 투표 결과는 SK하이닉스 내 총 3개의 노조 중 전임직 노조 2곳 투표 결과다. 사무기술직 노조는 이날 오후 4시까지 투표를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노조는 각각 사측과 별도로 교섭을 진행해왔다. 재적 조합원 과반수가 투표에 참여하고 투표자 과반수가 찬성해야 잠정합의안이 가결된다. 한쪽 노조에서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해당 노조는 사측과 다시 교섭해야 한다.

전임직 노조에서 이미 부결 결과가 나온 만큼 사무기술직 노조의 투표 결과와 별개로 사측과 전임직 노조 간 후속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측

이번 잠정합의안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인 초과이익분배금(PS)의 자사주 지급 방식이다. 앞서 노사는 지난 20일 임금 6.3% 인상과 함께 PS의 40%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6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내용의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지급 주식 가운데 40%는 해당 연도에 매도할 수 있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10%씩 이연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 노사는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고, PS 상한을 폐지하는 체계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합의에 따라 PS의 80%는 당해 연도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매년 10%씩 현금으로 이연 지급하기로 했다.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10년 체제를 결정한 지 1년 만에 현금을 자사주로 지급하는 체계로 바뀌는 데 따른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성과급 전액을 현금으로 받기를 원했던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자사주 지급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던 데다, 향후 자사주 지급 비율이나 방식이 다시 변경될 수 있다는 불신도 부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노사가 새로운 합의안을 마련하는 과정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액 현금 지급을 원하는 구성원의 의견이 크다는 방증으로, 자사주 지급 비율이나 현금 지급 비중 등이 재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다시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노사 합의안을 도출하기 더 까다로울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폭증으로 인해 고부가가치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메모리의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성과급으로 인한 노사 갈등이 길어질수록 메모리 생산 현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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