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김연지 박소영 기자]
“(캐시카우) IPO는 2021년을 계획하고 있다""BSG파트너스와 (캐시카우가) 합병을 통해서 IPO할 수도 있고"지난 2019년과 2021년 주주총회에서 캐시카우 대표 설모씨가 직접 밝힌 상장 계획이다. 캐시카우 주주총회 녹취록 및 경영진의 이메일에는 설 대표가 IPO를 회사의 주요 성장 목표로 제시하고, 구체적인 계획까지 밝힌 정황이 남아 있다. 그러나 수년 뒤 이 상장 계획을 둘러싼 분쟁은 기묘한 방향으로 흘렀다. 설 대표가 "캐시카우는 상장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는데 일부 주주가 사기를 치고 있다"는 주주총회와는 전혀 다른 주장을 펴면서 주주 간에 내분이 일기 시작했다. 설 대표 및 캐시카우의 배임·횡령 의혹을 고소했던 전직 경영진 및 주주들은 되려 실제 상장 계획이 없는 회사를 IPO 예정 기업인 것처럼 설명해 주식을 판 사기혐의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상장 계획 변함 없다”…주총에서 제시된 캐시카우 상장 청사진23일 이데일리가 확보한 2019년 캐시카우 주주총회 녹취록에 따르면 설 대표는 당시 회사의 투자유치 현황을 설명하면서 IPO 계획을 직접 언급했다. 전년도 목표였던 40억원 가운데 20억원의 투자유치를 완료했고 나머지 투자도 진행 중이라며, BSG파트너스 등 외부 투자자의 참여 사실도 주주들에게 설명했다.
설 대표는 이어 “지금 현재 IPO는 2021년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 방법으로는 독자 상장뿐 아니라 BSG파트너스와 합병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BSG의 외형과 캐시카우의 성장성을 합치면 “상당히 좋은 그림이 나올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 주주가 계획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요구하자 설 대표는 “계획이라는 부분은 변경도 될 수 있고 수정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BSG가 실제 투자를 단행한 것 자체가 상장·합병 구상의 구체성을 보여주는 ‘액션’이라는 취지를 강조했다.
구체적 IPO 청사진 제시는 2021년에도 이어졌다. 당시 주총에서 주주가 “2년 전 이 자리에서 언급하고 약속한 부분”이라며 IPO 진행 상황을 묻자 설 대표는 BSG파트너스와 2020년 새롭게 투자에 참여한 ISTN을 언급하며 이들과 합병한 뒤 상장하는 방안을 계속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독자적인 IPO도 가능하지만 매출 규모가 큰 전략적 투자자와 합병해 상장하는 방식이 더 빠를 수 있다는 취지였다. 설 대표는 당시 “합병을 통해 IPO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계획대로 계속 얘기가 잘 돼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설 대표가 당시 주주총회에서 거론했던 BSG파트너스의 상장 구상은 이후 실제 추진 단계까지 이어진 것으로 확인된다. BSG파트너스는 지난 2023년 하나금융제22호스팩과 합병을 통한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고, 당시 합병 후 시가총액은 약 1528억원으로 책정됐다. 다만 당시의 거래는 이후 합병상장예비심사 철회와 함께 최종 무산됐다.
◇"상장 추진 사실 아냐" 돌연 말바꾼 대표...캐시카우 주주간 균열문제는 수차례 제시됐던 캐시카우 상장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설 대표는 상장 대신 캐시카우의 기존 투자자였던 ISTN(현 블루어드)에 핵심사업 영업권 매각을 추진했다. 수차례 상장 계획을 직접 거론했음에도, 설 대표는 입장을 바꿨다. 일부 캐시카우 주주들에게 "상장 계획이 없었다, 전 경영진 및 일부 주주가 주식을 팔려고 사기 친 것"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상장이 현실화되지 않으면서, 캐시카우 주주들 간에는 내분이 일었다. 과거 이앤비소프트와 캐시카우 비상장 주식을 개인 간 거래로 매수했던 일부 투자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기존 주주 일부와 전 경영진이 캐시카우가 조만간 상장할 것처럼 설명해 회사 가치를 부풀린 뒤 비상장 주식을 비싼 가격에 팔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결국 지난해 7월, 설 대표의 '상장 추진 사실이 없고, 상장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는 주장을 믿은 8명의 주주들은 캐시카우 전 경영진 A씨와 주주 B씨 등을 상장을 빙자해 주식을 매각한 혐의로 고소했다. 이 사건은 대구경찰청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 A씨와 B씨 등은 캐시카우 경영 과정에서 드러난 '횡령·배임·탈세' 문제를 제기했던 이들이었다. 주주 B씨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회사의 범죄행위를 드러내려 하니 주주간에 이간질을 하고 있다. 캐시카우 주주들은 설 대표가 2019년과 2021년 주주총회에서 구체적인 상장 계획을 직접 발표한 증거를 다 가지고 있다”며 "일부 주주가 회유에 넘어갔지만, 캐시카우 주주 50명은 여전히 사기 의혹을 밝히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반박했다.
◇'상장 불가능했다'는 설 대표...“IPO는 스타트업의 일반적인 미래상”설 대표는 'IPO 사기' 공방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 과거 주총에서 했던 발언들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는 해명을 내놨다.
설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IPO라는 것은 모든 스타트업들이 다 계획을 갖고 있지 않느냐”며 “일반적인 앞으로의 미래상이 다 IPO”라고 설명했다. 과거 캐시카우가 IPO를 목표로 했던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지만, 이를 구체적인 상장 약속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오히려 문제는 일부 기존 주주들이 상장이 임박한 것처럼 설명해 비상장주식을 비싸게 판 데 있다는 게 설 대표 측 입장이다. 상장 빙자 사기에 가담한 이들이 캐시카우에 부당하게 탈세·횡령 혐의를 뒤집어 띄웠다는 취지의 주장도 폈다.
설 대표는 “곧 (IPO) 한다고 거짓말로 사람들을 설득해 주식을 비싼 값에 팔아왔고, 그래서 (일부) 주주에게 고소당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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