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률 최대 100%' 흑사병 의심 사망…한국은 괜찮나

입력시간 | 2026.10.13 09:05 | 안치영 기자 | cyan@edaily.co.kr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과거 ‘흑사병’으로 악명을 떨친 페스트 감염이 의심되는 사망 사례가 러시아에서 보고됐다. 페스트는 치명률이 높은 감염병이지만, 정부는 현재까지 확인된 정보를 토대로 국내 종합위험도를 ‘낮음’으로 평가했다.

페스트균(사진=질병관리청)

페스트균(사진=질병관리청)

1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러시아 이르쿠츠크 지역 항페스트연구소 직원 1명이 지난달 29일 폐렴 증상으로 입원한 뒤 상태가 악화해 이달 2일 사망했다. 연구소 직원과 의료진 등 접촉자는 총 197명이며, 이 가운데 189명이 격리 관찰 중인 것으로 보고됐다.

사망 원인으로 폐페스트가 의심되고 있지만 병원체가 명확히 확인되지는 않았다. 질병청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번 사건과 관련한 지속적인 전파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 사망한 직원이 페스트에 감염됐는지 확진되지 않았다는 점이 주요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

페스트는 페스트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발열성 질환이다. 감염된 벼룩에 물리거나 감염된 동물과 접촉해 걸릴 수 있다. 폐를 침범하는 폐페스트는 환자가 기침 등으로 배출하는 침방울을 통해 사람 사이에서도 전파될 수 있다.

특히 폐페스트는 심한 발열과 두통, 쇠약감으로 시작해 기침·호흡곤란·가슴 통증을 동반하는 중증 폐렴으로 악화할 수 있다. 질병청이 제시한 질병 개요에 따르면 폐페스트와 패혈증 페스트의 치명률은 30~100%에 이른다. 적절한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지만, 치료를 받더라도 치명률은 30~50% 수준이다. 페스트는 국내에서 제1급 감염병으로 관리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페스트 환자나 페스트균에 감염된 설치류가 발견된 적은 없다.

질병청은 지난 7일 신속위험평가에서 국내 발생 가능성을 ‘매우 낮음’, 영향력을 ‘낮음’으로 판단해 종합위험도를 ‘낮음’으로 평가했다. 12일 상황점검회의에서도 같은 평가를 유지했다. WHO와 해외 주요 보건당국 역시 제한된 정보를 토대로 이번 사례의 위험을 대체로 낮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질병청은 국내 유입 가능성에 대비해 러시아 방문·체류 이력이 있는 입국자 가운데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감시를 강화한다. 페스트 위험지역을 방문한 뒤 입국 후 7일 이내에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면 질병청 콜센터 1339나 보건소에 문의해 안내받아야 한다.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즉시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으로 이송해 격리치료할 방침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향후 위험도가 높아지면 러시아를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추가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항생제 등 치료제도 시중 유통물량 외에 비축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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