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의 대한적십자사 회장 인준 여부를 둘러싼 이재명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통과하면서 대통령 인준만 남겨뒀지만 여당 대표가 직접 재고를 요청한 데 이어 보건의료노조와 적십자사 내부 노조의 반대 투쟁도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장 선출 이후 70여 일이 지나도록 최종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가운데 청와대 앞 1인 시위는 49일째, 대한적십자사 본사 농성은 31일째 이어지고 있다.

5일 정치권과 대한적십자사 등에 따르면 인 전 의원은 지난 6월 22일 적십자사 중앙위원회 의결을 통해 제32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국민의힘 의원 출신인 인 전 의원이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적십자사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당시 정치권 안팎에서는 통합과 외연 확장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선출 직후부터 반발이 이어졌다. 같은 국민의힘 소속인 한지아 의원은 6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인 전 의원의 선출을 “이재명 정부의 위선적 인선”이라고 비판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보건의료노조와 대한적십자사본부지부의 반대 움직임도 갈수록 거세졌다. 노조는 인 전 의원이 과거 민간의료보험 확대와 영리병원 도입 등에 우호적인 입장을 밝혀왔다며 혈액사업과 적십자병원을 운영하는 공공·인도주의 기관의 수장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해왔다.

대한적십자사본부지부는 지난 4일 청와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대통령의 인준 거부와 인 전 의원의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기준 청와대 앞 1인 시위는 49일째, 대한적십자사 본사 로비 농성은 31일째다. 노조는 “이제는 농성장이 아니라 일터로 돌아가 헌혈과 공공의료 사업을 통해 국민의 생명을 돌봐야 할 때”라며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했다.
인준 절차 역시 순탄치 않았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는 한 차례 결론을 내리지 못한 뒤 지난달 24일 인 전 의원의 적십자사 회장 취업을 ‘취업 가능’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의 인준만 남았지만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5일 이 대통령에게 직접 인준 재고를 요청하면서 상황은 다시 복잡해졌다.
청와대는 김 대표의 건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힌 이후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인 전 의원 인선이 갖는 ‘통합인사’의 상징성과 여당 및 보건의료계의 반대 여론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결국 인 전 의원의 대한적십자사 회장 인선은 대통령의 최종 판단만을 남겨두고 있다. 인준 여부를 둘러싼 논란과 반대 투쟁이 장기화하면서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정치권과 보건의료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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