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키우는 호남…박균택 "기술 지킬 법부터 바꿔야"

입력시간 | 2026.09.14 08:05 | 이지은 기자 | ezez@edaily.co.kr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데일리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TV)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데일리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TV)

[이데일리TV 이지은 기자] “기술을 빼돌린 사람뿐만 아니라 그 뒤에 있는 배후 세력까지 끝까지 추적하고 범죄 수익도 철저히 환수할 예정입니다.”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기술 유출 범죄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응 체계를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최근 이데일리TV 인터뷰에서 ‘산업스파이 가중처벌에 관한 특별법’ 발의 의지에 대해 이같이 밝히며 “기술을 개발하는 것만큼이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특별법을 발의한 배경에는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이 자리 잡고 있다. 반도체 산업단지는 공장과 전력, 용수 등 기반 시설을 마련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술과 인재를 어떻게 보호할지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게 박 의원의 판단이다.

박 의원은 “한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AI 등 첨단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게 되면서 기술을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그 기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산업스파이 범죄가 단순히 설계도나 파일을 빼돌리는 수준을 넘어 핵심 인력과 공정 기술, 노하우까지 통째로 가져가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산업스파이도 어떤 설계도나 파일 몇 개를 훔치는 단계에서 핵심 인력을 빼가고 공정과 노하우를 가져가는 것은 물론 해외에 우리 공장과 비슷한 복제 공장을 만들어내는 수준까지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술 유출 범죄에는 산업기술보호법 등이 적용된다. 국가핵심기술을 해외로 유출할 경우 3년 이상의 징역과 65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지만, 실제 선고 형량이 낮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18나노 D램 공정 기술이 중국 반도체 기업 CXMT로 유출된 사건도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사건은 기술 유출이 발생한 지 약 10년이 지나서야 파기환송심에서 전직 직원에게 징역 6년 4개월이 선고됐다.

박 의원은 현행법의 문제를 단순히 형량의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발의한 산업스파이법은 기존법의 형량을 몇 년 올리는 수준이 아니라 산업스파이에 대한 국가 대응 체계를 새로 짜는 것”이라며 “조기 인지부터 신속 수사, 추가 유출 차단, 범죄수익 환수, 피해 기업 보호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하나로 연결해 기술이 빠져나가기 전에 막는 나라로 바꾸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특히 기술을 빼냈느냐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범행의 목적과 배후까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주요국들은 산업스파이를 국가안보 차원의 범죄로 보고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경제 스파이로 판단되면 최대 15년의 징역이나 500만달러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유죄 판결을 받고도 집행유예에 그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박 의원은 “저희들이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20년에서 2024년까지 영업비밀을 해외에 유출한 사건 가운데 유죄가 41건이었다”며 “그중 절반에 이르는 20건이 집행유예에 불과했고 평균 선고 형량을 계산해 봐도 징역 1년 9개월밖에 안 됐다”고 지적했다.

처벌 강화와 함께 피해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안 인력과 비용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지원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국가기관과 정부가 많이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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