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육군의 전방 모든 군단에서 개인화기나 공용화기에 실탄을 삽탄하지 않고 경계근무를 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계작전의 탄약 휴대와 화기 운용을 통제하는 합동참모본부와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는 일선 부대의 비삽탄 운용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5일 국방부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실 등에 따르면 국방부가 지난 8월부터 전방부대의 탄약 휴대 실태를 점검한 결과, GP·GOP 경계를 담당하는 육군 1·2·3·5군단에서 개인화기 또는 공용화기를 비삽탄 상태로 운용한 사례가 확인됐다. 수도군단 작전통제를 받아 해안·강안 경계를 맡는 해병대 2사단에서도 비삽탄 사례가 파악됐다.
1군단은 GP·GOP 경계근무 때 K2 소총 등 개인화기와 K6 중기관총, K4 고속유탄발사기 등 공용화기를 비삽탄 상태로 운용했다. 2군단에서는 GP의 K16 기관총과 GOP의 K15 기관총·K6 중기관총 등 일부 공용화기에 실탄을 삽탄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3군단은 ‘전투실험’을 이유로 지난 7월부터 약 한 달간 일부 공용화기를 비삽탄 상태로 운용했다. 예하 22사단 GP에서는 개인화기를 삽탄하지 않고 휴대한 사례도 확인됐다. 5군단 역시 일부 GP·GOP에서 K2 소총을 제외한 공용화기를 비삽탄 방식으로 운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5군단은 다른 부대와 사정이 달랐다. 국방부 감사 결과 군단장 지시에 따라 자체 지침서를 개정하는 등 절차를 거쳐 비삽탄 방식으로 전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군단별로 각기 다른 방식의 비삽탄 운용이 이뤄졌는데도 상급부대가 전체 실태를 장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전방부대의 실탄 휴대량 등 기본 기준은 합참이 정하고, 장전·삽탄·휴대 등 구체적인 탄약 휴대 방법은 지작사가 통제한다.
그러나 지난 7월 1군단이 GP·GOP에서 K6와 K4 등 공용화기를 비삽탄 상태로 운용한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 합참은 관련 지침 변경을 사전에 보고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다른 군단에서도 유사 사례가 확인되면서 지작사는 7월30일부터 전방 군단의 경계작전실태 점검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3군단 예하 일부 부대가 위병소 경계근무 때 소총 대신 삼단봉을 휴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GP·GOP 경계와 위병소 근무는 성격이 다르지만, 일선 부대가 경계근무 방식을 변경했는데도 상급부대가 뒤늦게 파악했다는 점에서는 같은 문제가 반복된 셈이다.
국방부는 지작사가 일선의 비삽탄 운용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했다고 보고 기관경고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합참에는 업무체계를 보완하라는 ‘개선’ 처분을 한다는 방침이다. 관련 일선 부대에도 기관경고·개선 처분이 내려질 예정이다. 다만 수도군단과 5군단, 해병대 2사단은 처분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직무에서 배제됐던 한기성 1군단장을 포함한 전방 지휘관과 참모들에 대해서는 개인 징계를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국방부는 “탄약 휴대방법을 지침과 다르게 적용한 시기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고, 부대별 업무 관련자가 다수여서 개인을 특정하는 데 현실적인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전방 전 군단에서 실탄 없는 ‘빈총 경계’가 확인됐다”며 “개별 부대의 단발성 실수가 아니라 최전선 경계망 자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합참과 지작사가 일선 운용 실태를 제때 파악하지 못한 만큼 상급 지휘체계의 관리·감독 책임도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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