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애플의 첫 폴더블폰인 ‘아이폰 듀오’를 처음 손에 쥐었을 때 눈에 들어온 건 화면 가운데 ‘주름’이 아니라 곡선 형태의 ‘모양’이었다.
삼성 갤럭시 Z 폴드8가 위아래로 긴 ‘여권형’이라면, 듀오는 더 짧고 넓었다. 힌지 반대편 상단 모서리도 직각이 아니라 둥근 곡선으로 직선적인 폴드8과 차별점을 뒀다.

둥근 모서리는 기존 아이폰의 디자인 철학을 이어, 새로운 형태의 기기에서도 ‘아이폰답게’ 보이도록 만든 디자인 장치라는 것이 애플의 설명이다.
숫자로도 차이는 분명하다. 접었을 때 듀오는 117.8×84.1mm, 폴드8은 123.9×81.9mm다. 듀오가 6.1mm 짧고 2.2mm 넓다. 펼쳤을 때 가로 폭도 듀오(164.6mm)가 폴드8(161.4mm)보다 3.2mm 더 넓다. 둘 다 펼치면 7.6형급 대화면이지만, 접었을 땐 제법 다른 물건처럼 보인다. 듀오는 청바지 뒷주머니, 셔츠 앞포켓에 무리없이 들어갔다.
◇접었다 펼치자 화면이 ‘스르륵’화면을 켜고 몇 번이고 접었다 펼쳐봤다.
외부 화면에서 쓰던 앱이 펼치는 순간 넓은 내부 화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다시 접으면 외부 화면으로 돌아왔다. 두 화면을 오간다기보다, 하나의 화면을 늘렸다 줄이는 느낌이었다. 듀오는 13.6cm 외부 화면과 19.3cm 내부 화면의 화면비를 동일하게 설계해, 앱을 켜둔 채 여러 번 접었다 펼쳐도 이질감이 적었다.
이번엔 화면 가운데 힌지 부분을 손가락으로 쓸어봤다. 폴더블폰을 처음 만지면 반사적으로 하게 되는 ‘주름 찾기’다. 주름이 아예 없진 않았다. 조명을 비스듬히 비추고 각도를 바꾸면 보였다. 하지만 정면에서 영상을 볼 때는 존재감이 크게 줄었다. 애플은 나노 텍스처 마감과 새로운 힌지 구조로 이 부분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카메라 어디 있지?”내부 화면의 카메라도 찾아봤다. 위치를 알고 봐도 바로 눈에 띄지 않았다. 듀오는 영상통화용 셀피 카메라를 화면 아래에 숨기는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DC)를 적용했다. 카메라 부분은 빛이 센서까지 통과하도록 픽셀 구조를 달리하고 주변 밝기를 조절해 이질감을 줄였다고 한다.

두 화면을 쓰는 카메라 기능도 흥미로웠다. ‘듀오 프리뷰’를 켜면 찍는 사람뿐 아니라 찍히는 사람도 반대편 화면으로 자기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반쯤 접었을 때도 장점이 있었다. 넷플릭스를 켜고 기기를 세워 접자, 위쪽엔 영상이 뜨고 아래쪽으론 조작이 가능했다. 접는 각도 자체를 인터페이스로 쓰는 방식이다.
◇묵직한 무게감, 329만원 가격은 진입 ‘문턱’짧은 체험 기간에 가장 체감된 단점은 무게였다. 듀오는 254g. 숫자만으론 감이 안 왔지만, 평소 쓰던 갤럭시 S26 울트라(214g)와 비교하니 확실해졌다. 케이스까지 씌운 S26 울트라보다 듀오를 맨손으로 들었을 때가 더 묵직했다. 특히 접은 채 한 손으로 들면 무게가 더 직접적으로 느껴졌고, 좌우 폭도 넓어 손안에 쏙 들어오기보다 손바닥을 넓게 차지하는 느낌이었다.
물리 유심 없이 eSIM만 지원하는 점은 아쉬울 수 있다. 반면 IP68 방진·방수, 60W 고속 충전, USB-C 애플펜슬 지원 등 첫 폴더블치고 챙길 건 챙겼다.

결국 가장 높은 문턱은 역시 가격이다. 듀오는 256GB 기준 329만원부터 시작한다. 갤럭시 Z 폴드8 같은 용량 대비 100만원 가량 비싸다. 애플 유저들 사이에서도 “이 가격이면 맥북 프로를 사겠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삼성 Z폴드가 8세대에 걸쳐 폴더블을 얇고 가볍게 다듬어왔다면, 애플은 다른 방향에서 첫발을 뗐다. 짧고 넓은 몸체, 둥근 모서리,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화면, 눈에 잘 띄지 않는 카메라까지 기존 아이폰의 경험을 폴더블 안으로 옮기려 한 흔적이 곳곳에 보였다.
그동안 바(Bar) 형태 아이폰만 사용해 왔다면, 이번 기회에 폴더블이라는 새로운 폼팩터를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접고 펼 때마다 유연하게 이어지는 화면과 대화면이 주는 몰입감은 기존에 느끼지 못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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