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00만t 고부가 철강 시장 잡겠다"…정의선 8조 승부수

입력시간 | 2026.09.06 17:29 | 김정남 기자 | jungkim@edaily.co.kr

[도널드슨빌(미국 루이지애나)=김기덕 기자] “미국이 연간 약 2000만톤 철강을 수입하고 있다. 이 중 1000만톤 정도인 고부가가치 특수강, 저탄소강을 우리가 생산하면, 그 부분을 커버할 수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첫삽을 뜬 전기로 제철소 HPLS(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제철소) 기공식에서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철강은 차세대 모빌리티, AI 데이터센터 등의 기반 구축에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국내 양대 철강사가 손 잡은 HPLS는 미국 최초의 전기로 기반 자동차 강판 전문 제철소다. 지분 구조는 현대차그룹 80%(현대제철 50%·현대차 15%·기아 15%), 포스코 20%다. 총 투자금은 약 8조원(약 58억달러)에 달한다. 오는 2029년 1분기부터 가동해 연 270만톤을 양산할 계획이다. 이번 공장은 철스크랩 중심의 기존 전기로와 달리 직접환원철(DRI)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이는 기존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을 70% 줄일 수 있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그래픽=문승용 기자)

정 회장의 ‘8조 승부수’는 고부가 철강 공급이 절실한 미국과 현지 공급망 강화가 필요한 현대차그룹간 ‘윈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은 “미국은 생산 차량의 품질을 더 좋게 하기 위해 저탄소강 등을 써야 하는 상황”이라며 “양쪽 모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했다. HPLS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외에 미국 주요 완성차 업체들에 철강을 공급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3월 백악관에서 200억달러대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번 제철소는 그 주요 투자 중 하나다.

그는 더 나아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로봇, 스페이스X의 로켓 등에 철강을 공급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미국 전기로 제철소를 자동차강판 생산기지를 넘어 로봇, 우주 등 한미 미래 산업의 핵심 공급망으로 확장할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것이다.

정 회장은 또 포스코와 합작 투자하는데 대해서는 “포스코와 미래 기술에 대해 깊은 얘기를 해 왔다”며 “더욱 품질 좋고 고도화한 소재를 생산하면 윈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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