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코스닥 시장에서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상장사는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비트맥스(377030)로 나타났다. 증강현실(AR)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출발한 비트맥스는 최근 비트코인을 재무자산으로 보유하는 트레저리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환사채(CB)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가운데 비트코인 평가손실까지 발생하면서 자본이 크게 줄어 부채비율이 9000%를 넘어섰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비트맥스의 부채비율은 별도 기준 9435.28%로 전년 말 959.68% 대비 8475.60%포인트 급등했다.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채비율이 이처럼 급등한 이유는 부채 증가보다 자본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 영향이 컸다. 올해 2분기 말 비트맥스의 부채총계는 726억 7114만원, 자본총계는 7억 7020만원으로 집계됐다. 부채가 자기자본의 94배를 웃도는 구조다.
자본 감소에는 비트코인 평가손실이 영향을 미쳤다. 상반기 말 기준 비트맥스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약 551개다. 비트맥스는 비트코인을 재무자산으로 보유하면서 가격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을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억 7000만원 수준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이 이후 하락해 현재 1억원 수준을 맴돌면서 보유 자산의 평가가치도 영향을 받았다.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환사채를 통한 자금조달도 이어졌다. 실제 비트맥스는 제4회차 CB 500억원을 발행하면서 자금 일부를 비트코인 매입에 사용할 계획을 밝히는 등 CB 발행과 비트코인 매입을 연계했다.
올해 2분기 말 비트맥스의 전환사채 장부금액은 741억 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894억 8684만원보다 약 153억원 줄었다. 비트맥스는 올해 들어 일부 전환사채를 조기 취득·소각하며 잔액을 축소했지만, 자본총계를 고려하면 여전히 큰 규모다.
전환사채(CB)는 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이다. 투자자가 전환권을 행사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부채가 자본으로 바뀌어 재무구조가 개선될 수 있다. 반면 전환되지 않을 경우에는 채무로 남는다. 현재처럼 자본총계가 7억원대에 불과한 상황에서는 향후 CB의 전환이나 상환 여부에 따라 재무구조도 달라질 수 있다.
CB 발행 당시 주가와 현재 주가의 차이도 크다. 지난해 2월 제2회차 CB 발행 당시 종가는 약 1200원, 3월 제3회차 발행 당시에는 약 1400원이었지만, 6월 제4회차 CB 발행 당시 종가는 약 7000원까지 올랐다. 이후 주가가 다시 하락하면서 지난 21일 비트맥스 종가는 1708원을 기록했다.
재무 부담은 관리종목 지정으로도 이어졌다. 비트맥스는 지난 2월 결산 과정에서 최근 3사업연도 중 2사업연도에서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발생하면서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했다. 이후 3월 한국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본업의 수익성 개선도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액은 104억 4554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15.3%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은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3위 수준으로 크게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13억 8839만원을 기록했다. 외형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이다.
비트맥스 관계자는 “비트코인 쪽에서 평가손실이 크게 발생하면서 자본이 많이 줄었고, 이에 따라 부채비율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회복해 평가이익이 발생하면 자본에 반영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환사채도 기존 발행분을 상환·소각하는 방식으로 규모를 줄여 현재 미상환 규모가 약 630억원 수준”이라며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비트코인 매수보다는 재무구조 개선을 우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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