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정부가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디지털 전환(DX)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규모가 작은 제조업 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스마트공장 구축 이후 유지보수가 사실상 끊겨 솔루션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임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달 19일부터 23일까지 제조기업 105곳으로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관련 솔루션 활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50인 미만 기업의 71%가 도입 이후 유지보수가 ‘초기에만 있었다’거나 ‘전혀 없다’고 답했다.
정부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제조혁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제조 현장에 적합한 스마트공장을 구축을 지원해 왔다. 올해도 ‘정부형 스마트공장 구축사업’을 통해 과제당 최대 2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소규모 제조기업에서는 사실상 스마트공장 솔루션에 대한 사후 관리가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100인 이상 기업에서는 유지보수가 단절된 곳이 13.6%에 불과했다. 50인 이상 100인 미만 기업은 37.5%로 나타났다.
스마트공장을 실제로 운용할 전담인력 격차도 컸다. 50인 미만 기업의 68%는 솔루션을 운용 및 관리할 전담인력이 없거나, 다른 업무와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인 이상 기업에서는 같은 비율이 20.3%에 그쳤다.
이같은 차이는 실제 활용 수준에서도 나타났다. 도입 목적대로 솔루션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응답은 100인 이상 기업이 84.7%였지만, 50인 미만 기업은 50%에 그쳤다. 정기적인 유지보수가 이뤄지거나 전담인력이 솔루션을 운용하고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활용률도 크게 차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들어 제조업 현장에서는 DX를 넘어서 인공지능(AI) 전환(AX)이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소규모 제조기업에서 기존 스마트공장의 유지보수와 운용 인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새 AI 솔루션 보급에만 집중할 경우 스마트공장 구축에서 나타난 문제가 그대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뿌리기업과 소규모 제조기업에 대한 기업별 디지털 성숙도를 진단해 부족한 DX 기반부터 보완하고, 일정 수준에 도달한 기업을 AX 단계로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지원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문영 의원은 “스마트공장은 제조업 AX로 가기 위한 출발점인데, 현장에서 시스템을 운용할 사람도 없고 유지보수마저 끊긴 상태에서 AI만 얹는다고 AX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 지원도 구축비 중심에서 벗어나 운용인력과 사후관리, 제조데이터 활용과 AI 고도화까지 이어지는 체계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의원은 이어 “정부가 앞으로 평가해야 할 것도 스마트공장을 몇 개 구축했느냐가 아니라, 구축한 공장이 지금도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그 공장이 실제 AX로 발전하고 있는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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