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후 15개월 동안 서울 한강 이북 지역(강북)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20% 넘게 오르면서 문재인 정부의 같은 기간 상승률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6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작년 6월부터 올해 9월까지 이재명 정부 출범 15개월간 서울 강북 14개구 아파트 평균가격은 9억 8876만원에서 11억 9366만원으로 20.7%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 후 15개월 동안 강북 아파트값 상승률은 19.6%였다. 같은 기간 박근혜·윤석열 정부에선 각각 2.4%, 9.3% 감소했다.
현 정부 출범 후 한강 이남 강남 11개구는 17억 3233만원에서 20억 791만원으로 15.9% 올랐다. 문재인 정부의 상승률(25.6%)에 비하면 10%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이지만 3.8%, 6.6% 하락했던 박근혜·윤석열 정부 초기와 비교하면 상승폭이 두드러진다.
현 정부 들어 강북의 집값이 더 뛴 셈이지만 상승 금액을 보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가 포함된 한강 이남 지역이 더 많았다. 작년 6월부터 강남 아파트 평균가격은 2억7568만원 올랐는데 강북은 2억490만원 올랐다. 강남이 7000여만원 더 오른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서울 집값이 평탄화되고 있다’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렇게 보기 어렵다고 해석한다. 강북이 역대 최고가를 찍은데다 최근 가격 하락세이지만 강남3구의 위세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은 여전히 학군·교통·일자리·정비사업 등 핵심 주거가치를 갖고 있어 위상이 약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강남의 절대가격은 계속 상승하면서 강북의 가격 수준도 함께 높아지는 ‘서울 내부의 가격 상향평준화’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향 평준화’ 현상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강남은 급매물이 소진되면 가격이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강북은 대출 의존도가 높아 금리에도 상대적으로 민감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의 강북 추격을 장기적인 강남·강북 격차 축소로 보기보다는 강남의 일시적 조정과 강북의 전월세난에 따른 상승이 겹치면서 나타난 단기적인 가격 수렴 현상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 집값 상승 국면을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새롭게 나타난 현상으로만 보기도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2024년 10월부터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유동성이 풍부해진 영향 등으로 윤석열 정부 때부터 집값 상승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들이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 정부의 금리 등 시장 여건을 물려받긴 했지만 현 정부의 대출 규제, 임차 불안이 공급 부족 우려와 결합하면서 집값 상승이 탄력을 받은 것도 맞다”고 진단했다.
© 이데일리 & 이데일리TV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