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안에 상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AI)의 안전 문제를 먼저 풀겠다는 이유에서다.

올트먼 CEO는 12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경제지 포춘과의 인터뷰 영상에서 올해가 기업공개(IPO)를 하기에 “부적절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전과 관련해 벌어지는 상황들을 고려하면 지금은 상장하기에 적절치 않은 시기”라며 “우리는 상장에 대한 압박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했다. 올해 상장을 포기하고 내년으로 일정을 늦추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올해는 아닐 것”이라고만 답했다.
구체적인 시점 대신 그가 무게를 실은 것은 안전 문제였다. 올트먼 CEO는 “안전과 정렬을 위해 필요한 과제들을 해결하고 업계와 정부가 어떻게 협력할지 모색하는 등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정렬이란 AI가 개발자 의도와 어긋나지 않게 작동하도록 맞추는 작업을 말한다.
그는 AI가 인류에 미칠 위험을 거론하며 강한 표현도 썼다. 올트먼 CEO는 “이번 10년이 끝나기 전에 모두를 죽일 10% 확률을 감수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며 “과거 다른 시대에 들어섰을 때처럼 다르게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AI가 모든 인류에게 이롭도록 하는 동시에, 누구도 그런 수준에 가까운 위험을 감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춘은 오픈AI를 비롯한 주요 AI 기업들이 개발 속도를 조절하고 안전 위험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합의 발표에 가까워졌다는 점도 올트먼 CEO가 시사했다고 전했다.
실제 이 발언은 AI 업계 수장들이 나란히 개발 속도 조절을 촉구한 것과 같은 날 나왔다. 올트먼 CEO와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겸 xAI CEO는 이날 AI가 인류에 미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치열하게 경쟁하는 세 기업의 수장이 의견을 같이한 것은 이례적이다.
AI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는 최근 업계 안팎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앤스로픽의 한 연구원이 회사가 무책임하게 행동하고 있다며 지난 8일 사직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그는 AI가 “이번 10년이 끝나기 전에 우리 모두를 죽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직 앤스로픽 직원도 엑스(X)에 그럴 가능성이 “향후 10년 안에 10%가 넘는다”고 적었다.
올트먼 CEO는 “우리 모두가 동의해야 할 핵심 원칙은 미래에 대한 통제권을 AI에 빼앗길 위험을 무릅쓰는 행동은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픈AI는 지난 6월 비공개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지만 상장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혀왔다. 앤스로픽도 상장을 준비 중인데, 올해 초 초과 배정분을 포함해 862억달러(약 115조8000억원) 규모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운 스페이스X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픈AI는 올트먼 CEO의 발언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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