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모기에 물리면 손톱으로 X를 눌러라”, “레몬즙을 바르면 가려움이 사라진다”
여름철이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민간요법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방법이 피부를 더 자극하고 감염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모기에 물리면 피부가 붉게 부풀고 참기 힘들 정도로 가려운 이유는 모기가 피를 빨면서 침 속 단백질을 피부에 주입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이를 이물질로 인식해 히스타민을 분비하고 이 과정에서 가려움과 붓기, 붉은 반응이 나타난다.

가려움을 참지 못해 손톱으로 물린 자국을 십자가(X) 모양으로 누르는 사람도 많다. 순간적으로 통증 때문에 가려움이 덜 느껴질 수는 있지만 치료 효과는 없다. 오히려 피부 장벽이 손상되면서 세균 감염은 물론 색소침착이나 흉터가 남을 가능성만 높인다.
레몬즙이나 사과식초를 바르는 것도 피해야 한다. 이미 염증이 생긴 피부를 더욱 자극해 따갑거나 붉어질 수 있고, 특히 레몬즙은 햇빛과 만나면 피부염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가장 효과적인 대처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먼저 비누와 물로 물린 부위를 깨끗하게 씻은 뒤 10분 정도 냉찜질을 할 것을 권한다. 냉찜질은 혈관을 수축시켜 붓기와 가려움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려움이 심하다면 칼라민 로션이나 항히스타민 성분 연고를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긁고 싶을 때는 손톱 대신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리거나 눌러주는 편이 피부에 훨씬 안전하다.

모기뿐 아니라 다른 벌레도 방심하면 안 된다. 독나방이나 독나방 유충에 닿으면 피부에 두드러기와 따가움이 생길 수 있다. 이때는 문지르거나 긁지 말고 흐르는 물과 비누로 씻은 뒤 소독하고 필요하면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는 것이 좋다.
진드기는 더 주의해야 한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 중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고열과 근육통, 설사, 심하면 의식 저하까지 일으킬 수 있다. 2013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이후 전국에서 20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치명률도 18% 안팎으로 높은 편이다.
진드기를 예방하려면 풀밭이나 숲을 찾을 때 긴소매와 긴바지를 착용해 피부 노출을 줄이고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몸에 진드기가 붙어 있다면 손으로 무리하게 떼어내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전문가들은 “잠깐의 가려움을 참지 못해 긁거나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회복을 늦추고 피부를 더 상하게 만들 수 있다”며 “올바른 응급처치와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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