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경신하며 글로벌 영업이익 1위 자리를 거머쥐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는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장기화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회복을 근거로 대부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가운데, 피크아웃(정점 후 하강) 우려를 바탕으로 한 신중론도 제기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07조 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82.5%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초호황 속 기술 경쟁력 회복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최고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매출액은 195조원으로 126.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55.1%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달성한 것은 국내 기업 사상 최초이며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 외에 세계 어떤 기업도 도달하지 못했던 기록이다. 앞서 아람코는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2022년 2분기 영업익 865억달러(한화 약 116조원)를 기록한 적이 있다. 부문·사업부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부문(DS)에서도 특히 메모리 사업부가 전사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호실적에도 주가 흐름은 주춤했다. 당일 정규장 기준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500원(2.42%) 떨어진 26만 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상단 63만원까지 제시하며 현 주가보다 2배 이상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환율 변동과 충당금 반영으로 눈높이가 낮아진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한 호실적”이라며 “2027년부터 글로벌 영업이익 1위 기업으로서 이익 성장의 가속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D램 3사 중 최고 가격의 HBM4가 내년 1분기부터 D램 ASP(평균판매가격) 상승을 이끌고, 시장 기대를 넘어서는 주주환원 정책이 주가 재평가의 강력한 촉매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PER(주가수익비율) 4배에 머물러 있는 현 상황은 극단적 저평가로, 밸류에이션 할인을 정당화할 근거는 찾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HBM 사업 경쟁력 회복 △오랜 경험에 기반한 실용적 판가 정책 △주력 공정 수율 향상 기반 원가 경쟁력 강화 등을 기반으로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로 56만원을 제시했다.
지난달 유안타증권은 가장 높은 목표주가인 63만원을 제시한 상태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상승폭이 다소 둔화되겠지만, 2027~2028년에도 타이트한 수급 환경이 이어질 전망이라는 점에 주목한다”며 “시장은 신규 증설과 HBM 관련 노이즈로 인한 2028년 피크아웃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나, HBM의 범용 D램 생산능력 잠식과 AI(인공지능) 추론 확산에 따른 고용량 메모리 수요를 감안하면 공급 제약의 해소 시점은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메모리 업사이클이 장기화될 경우 삼성전자의 FCF(잉여현금흐름)는 과거 대비 구조적으로 확대돼 보다 친화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피크아웃 우려에 따른 주가 조정은 중장기 관점에서 매수 기회”라고 조언했다.
소수의견이나 비관론도 존재한다. BNK투자증권은 지난달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30만원에서 27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민희 BNK증권 연구원은 “거시환경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메모리 가격이 더 이상 오르기 힘들어 수요탄력이 떨어지는 반면, 오히려 생산업체들은 장기 수요를 낙관하며 공격적으로 증설에 나서고 있어 메모리 수급 방향성이 좋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주환원 프로그램이 긍정적이나 주가 방향성에 영향을 주지는 못할 전망이다. 파운드리 수익성 개선 기대가 유효하지만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것 같다”며 목표주가를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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