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오늘] '생후 1개월' 딸 때려 머리골절…친모는 학대 영상만 찍었다

입력시간 | 2026.05.30 00:00 | 이재은 기자 | jaeeun@edaily.co.kr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2022년 5월 30일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살인미수 혐의로 40대 남성을 구속 기소했다. 딸을 학대한 끝에 살해하려 한 친부가 재판에 넘겨진 것이었다. 태어난 지 한 달 된 아기가 부모의 학대에 노출되기까지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챗GPT)

◇“울음소리에 스트레스”…딸에게 욕설하며 폭행

사건이 발생한 날은 2022년 2월 17일이었다. 이날 A씨는 인천 연수구 주거지에서 생후 1개월 된 딸 B양이 계속 운다는 이유로 입에 가제 수건을 쑤셔 넣었다. 이어 “조용히 하라”며 비속어를 쓴 뒤 “네가 아빠 이겨 먹겠다고 덤벼,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한번 해 볼까?”라고 소리쳤다.

그는 같은 해 3월 5일까지 B양의 얼굴과 배를 수십차례 때리거나 가제 수건을 입에 넣는 등 방식으로 10회에 걸쳐 학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2월 21일에는 B양의 머리가 바닥을 향하도록 한 채 분유가 가득한 젖병을 B양의 코에 넣으며 “왜 안 먹냐”, “조용히 해”라며 욕설하기도 했다. 아이 울음소리에 스트레스를 받고 화가 난다며 범행한 것이었다.

A씨의 학대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3월 5일 오후 7시 30분께 침대에 누워 있는 B양이 울자 화를 참지 못하겠다며 딸의 얼굴과 머리를 때렸다. 갑작스러운 폭행에 노출된 B양은 곧 몸이 쳐지기 시작했고 양쪽 눈이 한쪽으로 쏠리는 등 이상 증세까지 보였다.

이후 A씨는 인터넷으로 ‘아기 머리 충격 후 눈 돌아감?’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한 뒤 ‘머리 부딪힌 아기, 병원 꼭 가야 할까’라는 기사를 읽기도 했다. 결국 A씨는 20분 뒤에야 B양을 데리고 인근 종합병원으로 출발했으며 아내 C씨에게는 “내가 보내준 메시지와 동영상들 다 지워”라고 지시했다.

A씨는 병원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B양이 앓는 소리를 내도 걱정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으며 ‘아기가 아픈 것 같다’는 택시기사의 말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는 범행이 들통날 것을 우려하며 C씨와 “아기가 스스로 침대에서 떨어져 이상 증세를 보였다”고 말을 맞췄고 현장 재연까지 하며 거짓 주장을 유지했다.

◇병원 112 신고로 들통, 친모 휴대폰엔 학대 영상

이들의 범행은 B양을 진료한 병원 측에서 112에 신고를 접수하며 드러났다. 의료진은 “CT 확인 결과 당일 생긴 것 같은 급성뇌출혈과 최소 열흘 이상 된 것 같은 뇌출혈을 하나 더 추가로 발견했다”며 “뇌출혈 판정에도 무덤덤한 A씨 반응에 비추어 아동학대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MRI 등 정밀검사를 마친 의료진은 B양에게 두개골 골절, 다발성 뇌출혈, 뇌 손상, 늑골 골절 등이 발생했다며 영구 후유증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소견을 냈다.

조사 결과 친모인 C씨는 B양을 학대하는 남편을 말리지 않고 범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찍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학대 장면을 촬영한 이유에 대해 “남편이 얼마나 잘못했는지 나중에 보여주기 위해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두 사람은 각각 살인미수, 상습 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A씨는 “B양이 응급실 내원 후 8일 뒤 퇴원한 점에 비추어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버지로서 어린 자녀를 건강하게 양육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도 생계 곤란과 피해 아동으로부터 받은 스트레스 등을 이유로 무자비한 폭력을 사용했다”며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C씨에 대해서는 “10회에 걸쳐서 피해 아동에 대한 기본적인 보호를 소홀히 하는 방임 행위를 저질러서 죄질이 좋지 않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에 불복한 A씨 부부와 검찰은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원심과 같은 형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아무런 방어능력도 없던 피해 아동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했다”며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에도 폭력 범죄로 수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이 사건 범행은 누범기간 중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C씨를 두고는 “양형에 반영할 만한 정상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B양이 학대 피해를 당한 지 1년여 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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